(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폭군의 셰프'가 인기를 얻으면서, 군주 이헌을 연기하는 배우 이채민 역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이채민은 극에 급히 대체 투입된 인물이나,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면서 '전화위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연출 장태유)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 한 셰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인 왕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경쾌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와 셰프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연출되는 화려한 요리 장면, 주조연 캐릭터들의 열연이 등이 시너지를 낸 '폭군의 세프'는 회를 거듭할수록 사랑받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는 시청률로도 체감할 수 있다. 지난달 23일 방송된 첫 회가 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한 '폭군의 셰프'는 4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으며, 최근 방송한 6회가 12.7%를 기록하는 등 시청률이 수직 상승해 인기를 입증했다. 화제성 역시 뜨겁다. '폭군의 셰프'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가 발표한 2025년 9월 첫째주 TV-OTT 드라마 화제성에서 정상에 올라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한 OTT 넷플릭스에서도 글로벌 톱 TV쇼(비영어) 부문 2위(10일 공개)를 기록할 만큼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그야말로 '핫'한 '폭군의 셰프'에서도 연희군 이헌을 연기하는 이채민은 특히 더 주목 받고 있다. 극에 등장하는 연희군은 조선시대 연산군을 모티프로 하는 캐릭터다. 모든 시청자가 이를 알고 있는 만큼 이채민은 '폭군' 캐릭터를 잘 표현하면서, 이번 극의 분위기에 맞게 변주를 줘야 하는 미션을 안았다. '폭군의 셰프' 속 연희군은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폭정을 하면서도 주인공 연지영(윤아 분)과 얽히고설키면서 '코믹함'도 보여준다. 이에 캐릭터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려지는 게 중요했다.
이채민은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연희군 연기'를 제대로 해내고 있다. 고독과 상처를 안고 있는 연희군은 죽은 복수를 위해서라면 눈이 돌아 칼을 들이밀고 노쇠한 충신을 유배 보낼 정도로 냉철하나, 연지영과 얽히면서는 다소 모양 빠진 모습이나 유치한 면모를 보여준다. 자칫하면 이질적으로 보일 정도로 '극과 극'의 모습이지만 이채민은 '은은한 광기'를 바탕으로 이헌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극에 잘 어울리는 탄탄한 발성과 안정적인 연기도 돋보인다. 덕분에 '폭군의 셰프'가 벌써 이채민의 대표작으로 거론될 정도다.
이채민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폭군의 셰프'에 투입됐다. 앞서 이헌을 연기하기로 한 배우 박성훈이 논란으로 인해 작품에서 하차하면서 급하게 대체 투입된 것. 이에 캐스팅이 확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촬영에 들어가야 했고,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다. 배우 교체로 인해 연령대가 너무 어려진 데다, 이채민이 데뷔 5년 차의 신인이었기에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쏠린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앞서 진행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이채민은 "시간이 없었던 건 사실이라 그만큼 부담감, 책임감이 컸다"라고 당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폭군의 셰프'는 사정을 모르고 보면 '주인공 교체'라는 내홍을 겪었다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이채민은 회를 거듭할수록 배역에 잘 녹아들었고, 점점 더 이헌이라는 인물이 돼 가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장태유 PD가 "모든 배우가 신인 시절에는 열정을 갖고 연기를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이채민은 준비도 열심히 하지만 실제로 성과를 보여줬다,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게 근거가 있었다.
그간 이채민은 드라마 '하이클래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일타 스캔들', '하이라키', '바니와 오빠들' 등 학원물 혹은 청춘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를 가져갔다.
한편 이채민이 출연하는 '폭군의 셰프'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