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동문회가 배우 톰 행크스에게 공로상을 주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이에 대해 행크스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웨스트포인트 동문회장인 마크 비거는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실바누스 세이어 상’ 시상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세이어 상은 웨스트포인트 초기 발전에 기여한 실베이너스 세이어(1785∼1872) 대령을 기려 제정된 상으로 졸업자가 아닌 사람 가운데 웨스트포인트 교훈인 '의무·명예·국가'에 모범이 된 인사에 수상한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받았고, 올해는 지난 6월 행크스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행크스는 워싱턴 DC에 2차 세계대전 기념관 건립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참전용사 보호 등에 힘써온 점 등을 높이 평가받았고, 오는 25일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포레스트 검프' 등에 출연해 미군에 대한 인식 제고에 기여했다는 점도 인정됐다.
수상자 선정 당시 협회는 “행크스는 미군 장병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참전 용사와 그 가족을 보살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상식을 취소하면서 “이번 결정으로 웨스트포인트는 미 육군 장교로서 군대를 이끌고 싸워서 승리할 수 있도록 생도들을 준비시키는 본래 임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크스의 수상 자격도 취소됐는지, 아니면 다른 형식으로 상이 전달될지 여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WP는 이번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한 여러 정치적 논란으로 웨스트포인트가 입방아에 오르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웨스트포인트는 바이든 정부 시절 인종차별 논란으로 철거됐던 남북전쟁기 남부연합군 지휘관 로버트 리(1807~1870) 장군의 대형 초상화를 최근 복원했다.
한편, 행크스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당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비판했다. 2016년과 2025년 두차례에 걸쳐 NBC의 TV쇼 'SNL'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풍자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