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살인 미수" 타이어 난도질 된 택배차, 범인 알고 보니…

입력 2025.08.29 06:21수정 2025.08.29 08:13
"이건 살인 미수" 타이어 난도질 된 택배차, 범인 알고 보니…
한 남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동료 택배기사의 차량 타이어를 난도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 남성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동료 택배기사의 차량 타이어를 난도질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서울의 한 물류회사에서 일하는 30대 택배기사 A씨는 지난 7일 동료들과 택배 물품 정리 중 타이어 폭발음을 들었다.

급히 자신의 차량을 확인한 A씨는 보조석 앞바퀴가 완전히 주저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타이어에는 무언가에 긁힌 흔적이 무려 일곱 군데나 남아 있었다.

A씨는 곧바로 보험사에 연락했다. 보험사 직원은 타이어를 보더니 "누군가 일부러 날카로운 물체로 타이어를 훼손시킨 거다. 이건 거의 살인 미수라고 봐야 한다.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A씨는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범인이 다름 아닌 바로 옆자리에서 함꼐 일하는 택배 기사 동료 B씨였기 때문이다.

CCTV에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B씨가 주차돼 있는 자신의 차량과 A씨의 차량 사이로 들어가더니, 차 문 뒤에 몸을 숨긴 채 A씨 차의 보조석 앞바퀴를 난도질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그는 주변을 살피면서 범행을 이어갔고, 결국 앞바퀴가 터져 차량이 주저앉았다.

이후 B씨는 당황한 듯 자신의 차에 잠시 올라탔다가 내린 뒤, 타이어 상태를 확인하고 사라졌다.

A씨는 "회사에 1년 일하면서 B씨와 옆에서 같이 일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친하게 지낸 사이도 아니었고 갈등이 있을 만한 일도 없었다"면서 "짚이는 게 하나 있다면 6개월 전쯤 귀금속 택배 관련 문제가 하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제 구역에 있던 귀금속 택배를 배송해야 했는데, 누군가 뜯었다가 재포장한 것처럼 다음 날 발견됐다. 주변 동료들은 다 모르는 일이라고 해서 B씨에게 '이거 당신이 갖다 놨냐'라고 물었더니 순순히 인정했다"면서 "B씨는 일부러 가져간 게 아니라 도우미가 잘못 빼놔서 실수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의심은 됐는데 물증이 없어서 그냥 거리를 두고 지냈다. 그 일로 앙심을 품고 타이어를 훼손한 게 아닐까 싶다"라고 토로했다.

A씨는 처음엔 B씨가 이실직고하길 기다렸지만 그렇지 않자 "이 나쁜 사람아,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며 직접 추궁했다. 그러나 B씨는 태연하게 "왜요? 내가 안 그랬는데요? CCTV 확인하면 되잖아요"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A씨가 "내가 CCTV 확인 안 했을 것 같냐"라고 반박했음에도 B씨는 "진짜 내가 안 했다.
억울하다"며 잡아뗐다고 한다.

결국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B씨는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라며 결국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는데 B씨는 사과 하나 없이 여전히 제 바로 옆에서 일하고 있다"며 "다행히 근무 시간이 겹치지 않게 다른 시간대에 근무하고 있고, 이번 달만 마치고 퇴사할 생각이지만 어쨌든 같이 일하는 동안은 해코지당할까 두렵다"라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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