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속도로를 최고 시속 170㎞로 달리던 음주 운전자의 폭주를 앞서 가던 화물트럭이 저지해 경찰 검거에 도움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마세라티 차주 경찰 정지요구 불응하고 추격전
26일 경기 양평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검거해 지난 11일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7일 0시 30분께 술을 마신 상태로 자신의 마세라티 차량을 몰고 양평군 양평읍 술집부터 중부내륙고속도로 강상제2터널까지 20㎞가량을 운전한 혐의다.
남양주 방면으로 차를 몰던 A씨는 음주의심 신고를 받은 경찰관의 정지 요구에 불응한 채 달아났다. 오히려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진입한 이후 시속 140∼170㎞로 내달리며 경찰 추격을 따돌리려 했다.
이때 앞서 달리던 화물트럭 한 대가 A씨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편도 2차로 중 2차로를 달리던 화물트럭 운전자 B씨가 자신의 뒤쪽으로 순찰차와 A씨 차량이 다가오자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B씨는 의도적으로 2개 차선에 걸쳐 진로를 가로막은 뒤 서서히 속도를 줄여 나갔다. 이어 강상제2터널 안으로 진입하자 B씨는 순찰차와 나란히 차선 2개를 완전히 가로막은 뒤 정차했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진 A씨는 현장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A씨는 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야 할 일" 감사장 한사코 거절한 트럭 운전사
추적 과정에서 경찰이 뒤따르던 차들에 서행해 줄 것을 확성기로 미리 알려 2차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양평군에는 호우위기경보가 내린 상태였다. 하루 67㎜의 비가 내리며 노면도 매우 미끄러워 자칫하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 검거에 결정적 도움을 준 B씨에게 감사장 및 포상을 수여하려 했다. 그러나 B씨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며, 위험한 상황에서 다른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됐다"며 이를 한사코 거절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B씨 덕분에 다친 사람 없이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교통안전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