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부동파' 조직 34명 검거, 10대 고등학생까지 영입해서...

입력 2025.08.14 15:50수정 2025.08.14 15:55
'신남부동파' 조직 34명 검거, 10대 고등학생까지 영입해서...
여름 야유회에서 ‘신남부동파’ 조직원들이 찍은 사진. (사진 제공=서울경찰청)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 일대에서 활동하며 10대 고등학생부터 30대까지 신규 조직원을 영입한 폭력조직이 경찰에 대거 붙잡히며 사실상 와해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폭력범죄단체 '신남부동파' 일당 32명과 추종자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검거하고 부두목 A씨(45) 등 9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중에는 폭력과 착취를 피해 자진 이탈한 조직원 10명도 포함됐다.

경찰은 도주한 조직원 5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했다. 또 베트남 등 해외 체류 중인 2명에 대해서는 여권무효화와 적색수배 조치한 상태다.

부두목 A씨는 지난 2003년 남부동파 와해 당시 조직을 따르는 추종세력이었다. 그러다 지난 2007년 막내급 조직원으로 가입한 후부터 신규 조직원을 적극 영입하며 조직 재건을 주도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신남부동파 두목 B씨(61)가 노쇠해 활동하지 않으면서 A씨가 두목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신남부동파는 기존에 가입했거나 활동 중인 조직원을 통해 신규 조직원을 대거 영입하며 세력을 키웠다. 10~30대 지역 선후배들에게 "싸움을 잘하면 자격이 있다"고 가입을 권유했다. 또 수감 중인 조직원이 교도소 내에서 신규 조직원을 물색해 영입하고 출소 후 인사하는 방법으로 가입시켰다.

이를 통해 대부분 10~30대 무직자·일용직이 조직에 가입했으며, 이중 20대가 84%(27명)를 차지했다. 조폭을 동경하던 10대 고등학생이 미화된 조폭의 허상에 사로잡혀 조직에 가입했다가 2년 만에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확인 결과, 최근 5년 간 신남부동파 조직원의 50%(16명)가 신규로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남부동파는 합숙소에서 3개월간 처세 등 조직원 교육도 실시했다. 교육에는 ▲선배를 만나면 90도로 인사하고 말끝마다 '형님'을 붙여 복종할 것 ▲기상 점검 전·후 "편히 쉬셨습니까 형님, 좋은 하루 되십시오 형님" 등으로 인사할 것 ▲서신 수·발신 시 "그동안에도 무고 무탈하셨습니까 형님" 등의 문구를 적을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다른 조직과의 싸움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등의 10대 행동강령을 세운 뒤 준수할 것을 강요했으며. 명령에 따르지 않거나 이탈하면 집단 혹은 야구방망이로 폭행했다. 매년 여름에는 야유회와 운동회를 개최해 조직을 결속하고자 했고, 도끼·회칼 등 흉기도 소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단합 명목으로 억대 회비도 징수했다.
2020년 10월부터 2024년 5월까지 30대 이상 조직원들에게 월 10~100만원씩 회비를 걷어 약 2억4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모았다. 아울러 유흥업소 업주에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20~150만원씩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갈취한 금품의 총액은 약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앞으로도 조폭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폭력조직 관련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 범행 초기부터 엄정 대응함으로써 폭력조직에 대한 발본색원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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