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너 백만장자를 몇 명이나 알고 있니."
영국 노퍽주 애틀버러에 사는 폴 하비(51)가 부엌으로 들어오는 아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영문을 모르는 아들이 "아무도 모르죠"라고 답을 건넨다. 그런 아들에게 하비는 "너는 이제 '젠장' 알게 됐다. 농담이 아니야, 거짓도 아니야"라며 자신의 그 백만장자라는 사실을 알린다.
뜨겁게 포옹한 두 사람은 괴성을 지르며 부엌에서 펄쩍, 펄쩍 뛴다. 영상엔 "지금 바로 암 투병 끝에 홀로 살아남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유로에서 우승했다고 말하는 순간"이라는 설명이 달린다.
데일리메일, 인디펜던트 등 영국 현지언론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하비가 지난 4일 진행된 유로밀리언 복권의 '밀리어네어 메이커' 추첨에서 100만 파운드(약 17억원)에 당첨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비는 2년 간 대장암 치료를 받으며 두 자녀를 홀로 키워온 아버지였다. 최근 완치 판정을 받은 그는 지난 7월 4일 국립 복권을 하나 샀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자신이 당첨됐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국립복권에서 계좌를 확인해 보라는 이메일이 왔을 때도 그는 "사기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메일을 다시 읽었고 자신의 복권 번호를 구글로 검색했고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쁜 소식을 아들에게 직접 전하기 위해 그는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휴대전화로 촬영을 준비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집에 온 아들에게 당첨 소식을 알리는 걸 영상에 담아냈다.
그는 "두 10대 자녀와 그리스에서 첫 해외 휴가를 보내는 데 쓸 계획"이라며 "(제가) 어릴 때 키프로스에서 12년간 살았고 자녀들을 그 곳에 데려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여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방 두개 짜리 집에서 거주 중인 세 식구를 위해 각자의 침실이 있는 새 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인생이 항상 쉬운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저에게 세상 그 자체다. 아이들은 항상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