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한 교사, 정신 괜찮겠나" 담임 교체 요구한 학부모

입력 2025.07.31 10:11수정 2025.07.31 10:37
"유산한 교사, 정신 괜찮겠나" 담임 교체 요구한 학부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한 학부모가 교사의 유산 소식을 접한 후 담임을 교체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유산했지만 병가 허용 안한 교감.. 교육청엔 학부모들 민원

최근 스레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부모 교권 침해 민원 사례집'에 소개된 사례가 공유됐다.

40학급 대규모 학교에서 일한다는 여교사 A씨는 "나는 임신 중이었고 1학년 담임은 피하고 싶었다. 교감은 '어쩔 수 없다. 너 밖에 없다'며 강요했고 결국 담임을 맡았다"고 밝혔다.

입학실 당일 복통으로 쓰러진 A씨는 결국 유산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오후 교감은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 "1반 담임은 유산으로 참석하지 못 했다"는 공지를 올렸다.

며칠 후 교육청에는 "유산한 교사 정신 상태 괜찮냐", "아이들 정서에 안 좋을 것 같으니 담임 교체 바란다" 등의 민원이 제기됐다.

"선생님 뱃속에 아기 죽었잖아" 학생말에 상처

교감은 병가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복귀 했고, 수업 중 한 아이는 "선생님 뱃속에 아기 죽었잖아"라고 말했다.

A씨는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가 어떻게 알게됐는지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자 학부모는 "우리 애가 성숙해서 다 안다. 맞는 말인데 그 말 듣고 색안경 낀 건 아니죠?"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끝으로 A씨는 "내 상처는 그냥 말거리였다"며 "교사도 사람이다. 피 흘리며 웃을 순 없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학부모나 교감이나 다 문제다", "사회성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누가 개인 병명까지 공지에 공개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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