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어가면서도…韓 관광객 목숨 살린 中 버스 기사의 분투

입력 2025.07.12 06:00수정 2025.07.12 09:52
의식 잃어가면서도…韓 관광객 목숨 살린 中 버스 기사의 분투
지난달 29일 중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과 가이드가 탄 버스를 운전하던 운전기사 샤오보가 뇌출혈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차를 멈춰 세우고 있다.(지무뉴스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뇌출혈로 의식을 잃기 직전이었던 중국인 버스 기사가 혼신의 힘을 다해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목숨을 지켜낸 사연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달 29일 중국의 유명 관광지인 장자제(한국명 장가계)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국인 관광객 11명과 가이드를 태운 채 운행 중이던 버스 기사 샤오보(41)다.

샤오보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우고 수십미터 높이 위의 다리를 통과하던 중 갑자기 지그재그로 위험천만한 운행을 했다. 깜짝 놀란 가이드가 샤오보를 불렀으나 아무 대답이 없다가 아주 잠시 정신이 돌아온 듯 시동을 끄고 손 브레이크를 당겨 차를 멈춰 세웠다.

버스 안 CCTV에 찍힌 영상을 보면 41초간의 마지막 사투 이후 그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위기의 순간에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 승객들을 구한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일 만에 끝내 사망했다. 의사의 판정은 뇌출혈이었다.

다행히 버스 탑승객들은 모두 무사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관광객들은 여행사를 통해 감사의 뜻을 표하는 붉은 깃발을 보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샤오보가 쓰러지기 직전 보였던 영웅적인 행동이 널리 퍼졌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퇴역 군인이었다고 전하며 최후의 순간까지 몸에 밴 책임감으로 국경을 초월해 생명을 지켜냈다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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