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자신의 주소를 반송지로 등록한 아마존의 중국 판매자 때문에 1년 넘게 고통 받고 있다는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문하지도 않은 거대한 택배 상자 수백 개에 시달린 여성은 이 사연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아마존 측으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
9일(현지시간) ABC7 샌프란시스코, 뉴욕포스트 등 현지 외신은 지난 1년 동안 쉴 새 없이 도착한 반송 택배 때문에 고통 받는 케이라는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케이는 계속 반송되는 택배 상자들을 차량 진입로에 쌓아둘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정작 자신의 차를 차고에 주차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려야 했다. 케이는 ABC7과 인터뷰에서 “이건 말 그대로 또 다른 형태의 지옥”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케이의 집에 배달된 반송 택배의 수신자는 아마존에서 인조 가죽 자동차 시트 커버를 판매하는 한 중국 업체로, 일부 모델을 제외한 커버 대부분이 차량에 맞지 않아 수백 명의 고객이 반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판매업체가 반송지를 중국이 아닌 케이의 집으로 기재해놔 계속 반품 택배가 밀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 오배송으로 생각했으나, 이후로도 계속 상자가 도착하자 이상함을 느낀 케이는 아마존에 문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6건 이상의 민원을 접수해도 아마존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으며, 케이는 88세 노모를 모시고 외출했다 돌아올 때마다 집 앞에 쌓인 상자를 치우고 들어와야 했다.
케이는 아마존에 이 상황을 이야기할 때마다 “이제 그만 올 것이고, 24시간에서 48시간 안에 연락을 드리겠다”는 말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택배 상자들을 직접 처리하라며 그 보상으로 100달러짜리 기프트 카드를 주겠다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규정에 따르면, 해외 판매자는 미국 내 반품 주소를 등록하거나 사전 결제된 반품 라벨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고객에게 무조건 환불하고 판매자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중국 업체는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케이의 주소를 반품지로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마존 측은 케이에게 직접 문제를 처리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케이의 사연이 ABC7에 보도된 뒤 그의 집을 방문해 택배 상자들을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문제를 알려준 ABC7에게 감사드리며 고객에게 사과드린다. 이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