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서북부 간쑤성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단체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 뿌리 부분이 까매지는 등 이상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진단 결과 납중독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홍성신문과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최근 간쑤성 톈수이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체 납 중독 사태는 이들의 학부모가 구토, 어지럼증, 복통, 탈모, 과민반응, 흰머리, 치아 변색 등 다양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병원에 데려오며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이 유치원에 다니는 6세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에 검은 부분이 생겨 병원에 갔다"면서 "검사 결과 혈중 납 농도가 284.9㎍/ℓ인 납중독 상태로 나왔다"고 밝혔다.
유치원에서 차로 약 4시간 거리의 종합병원인 시안시중심의원에서 검사를 받은 인원은 20여명으로, 다수의 원생은 혈중 납 농도가 어린이 기준 정상 혈중 납 농도인 100㎍/ℓ 이하를 크게 넘는 200∼500㎍/ℓ에 달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기준으로는 50㎍/ℓ만 넘어도 납중독으로 본다.
입원한 어린이는 최소 19명으로, 현재까지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은 유치원 소재지인 톈수이시의 일반 병원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정상이라고 통보받았다며 검사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학부모들은 과거에도 자녀가 급식을 먹고 구토와 복통 등 증상을 보인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항의하는 학부모들에게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두통과 메스꺼움 증상을 느꼈으나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지 당국은 조사 결과 급식으로 나온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 등 일부 식품에서 첨가제가 초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앞서 당국은 식품, 수돗물 등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200여건의 샘플이 간쑤성 질병 당국으로 보내져 검사가 다시 진행 중이다.
지무뉴스는 이날 논평을 통해 "문제가 된 음식들은 일반적으로 특정 유치원에만 공급된 것이 아닐 것"이라면서 "슈퍼마켓이나 식당 등 다른 곳 등지에서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 등을 당국이 적시에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