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텍사스주를 덮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8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가족을 구하고 숨진 한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피플 등은 텍사스 휴스턴 지역방송 KHOU11을 인용해 지난 4일 텍사스 힐 컨트리에서 27세 남성 줄리안 라이언이 가족들을 구하다 숨졌다고 전했다.
라이언은 폭우가 쏟아질 당시 약혼자인 크리스티나 윌슨과 아이들, 그의 어머니와 함께 잉그램에 있는 자택에 있었다. 4일 새벽, 강둑이 터지면서 과달루페 강물이 급격히 불어났고 새벽 4시쯤 홍수 비상경보가 발령됐다.
라이언과 윌슨의 집 역시 빠르게 물에 잠겼다. 윌슨은 KHOU11에 “물이 불과 20분 만에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며 “물이 쏟아지기 시작해서 집 안에 들어오지 않도록 문을 꼭 닫아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위급한 상황 속에서 라이언은 가족을 탈출시키기 위해 맨 주먹으로 창문을 깼고, 이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했다. 윌슨은 "그의 팔 동맥이 끊어졌고 거의 깨끗이 잘려나갈 뻔했다“며 911에 계속 전화했으나 구조대원이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오전 6시쯤 라이언이 우리를 바라보며 ‘미안해, 못 버틸 것 같아. 모두 사랑해’고 말했다”고 그의 마지막 말을 전했다. 이후 집에는 물이 차올랐고, 라이언의 시신은 물이 다 빠지고 몇 시간 뒤에야 발견됐다.
라이언의 여동생 코니 살라스는 “그는 영웅으로 죽었고, 그 사실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CNN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82명이 사망했으며 수색 작업이 계속되면서 텍사스 중부 지역의 홍수 관련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