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공장 혹은 창고를 연상케 하는 해당 장소는 기계음이 섞인 철성(鐵聲) 위주로 다양한 사운드를 직조하는 대세 밴드 '실리카겔(Silica Gel)'가 잘 어울렸다.
이곳에서 실리카겔이 선공개한 신곡 '남궁페레레(南宮FEFERE)' 무대는 안주하지 않는 이 팀의 도전정신을 압축했다. 밴드의 인장과도 같은 철성과 전자음이 길항하는 사운드에 때로는 어쿠스틱의 질감이 더해졌고 보사노바 리듬까지 느껴졌다.
오는 10일 오후 6시 정식 발매되는 해당 곡은 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POWER ANDRE 99)'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선보이는 신곡. 한국계 미국 싱어송라이터 미셸 자우너가 이끄는 1인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가 피처링했다.
이날 실리카겔이 글로벌 오디오·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와 함께 연 시크릿 뮤직바 콘셉트의 공연 이벤트 '스피키지 라이브(Speakeasy Live)'에선 기타 김춘추가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부분을 대신 불렀다.
김춘추는 "실리카겔의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첫 곡으로서 '남궁페레레'를 선택한 건데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는 어떤 느낌들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궁 페레레'는 실리카겔 향후 행보에 대한 대변이 될 수 있는 곡이다.
보컬 김한주는 "'머신 보이' '파워 앙드레 99' 이후 기계적인 느낌을 '이제 졸업 해보자'는 얘기가 팀 내부에서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비약적으로 어쿠스틱을 하거나, 전자음을 다 빼기보다는 '이 변화의 과정을 조금 더 즐겨보자' '섞여 있는 이 과도기적인 느낌을 좀 즐겨보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 특별 MC를 맡은 콘텐츠 크리에이터 빠더너스의 문상훈은 실리카겔 멤버들이 이날 점심으로 먹은 만두·냉면을 빗대 "만두 맛이 냉면 맛을 해치지 않은 것 같은 음악"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남궁 페레레'라는 제목은 좀 더 특별한 성씨와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이다. 특히 페레레라는 독특한 이름은 80억 인구 중 한 명은 쓰지 않겠냐는 기대감에 지었다. 원래 페레레라는 이름이 있었고 여기에 남궁을 붙이느냐 붙이지 않느냐로 멤버들끼리 장기간 토론하기도 했다. 베이스 최웅희는 "남궁 페레레는 앞으로 저희가 새롭게 만들 세계에 속해 있을 거 같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남궁 페레레는 실리카겔의 새로운 마음을 대변한다. 드럼 김건재는 "'남궁 페레레' 전까지 저는 약간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제 나이도 먹었고 점잖게 치는 어른스러워지는 계기가 된 곡"이라고 소개했다. 실리카겔은 '남궁 페레레'를 시작으로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간다. 8월 말엔 단독 콘서트도 연다.
이날 행사장은 시크릿 뮤직바를 연상케 하는 연출로 꾸며졌다. 팬들은 입장 시 제공된 팔찌, 아티스트 심볼이 담긴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렌티큘러 카드, 슬로건 타올, 팸플릿 등 팬들을 위한 특별 굿즈를 제공 받았다.
또한, 아티스트를 모티브로 특별하게 제작된 무알콜 칵테일이 제공되는 '스피키지 바', 실리카겔 콘셉트로 구성된 포토부스 등 다양한 방식의 즐길거리도 마련됐다.

지난 1년 간 스포티파이에서 K-록 장르의 스트리밍 수는 155% 증가했다. 국내 리스너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장르 중 하나로 부상했다. 스포티파이는 실리카겔처럼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인디·힙합·록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국내 음악 생태계 확장을 위해 애를 썼다.
과탐 탈와(Gautam Talwar) 스포티파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너럴 매니저는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와 팬이 더 가까이 연결될 수 있는 순간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며, 이번 스피키지 라이브는 그 철학을 담아낸 상징적인 시도"라며 "앞으로도 인디, 힙합, 록 등 한국 음악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더욱 조명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2023년 대표 인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인디 코리아(Indie Korea)'로 리브랜딩, 국내 인디 아티스트 중심의 큐레이션을 강화했다. 2017년 이후 스포티파이에서 한국 인디 음악의 글로벌 스트리밍은 150% 이상 증가했다. 주요 스트리밍 지역은 미국, 대만,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으로 확인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