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프라다가 최근 패션쇼에서 T자 스트랩 샌들을 선보였는데, 이를 두고 인도 현지에선 프라다가 자국 문화를 도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 BBC,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프라다 패션쇼에서는 T자 스트랩 샌들이 소개됐다.
그런데 인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프라다가 선보인 T자 스트랩 샌들이 인도의 전통 수제 가죽 신발인 '콜라푸리 차팔(Kolhapuri chappal)'과 매우 닮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콜라푸리 차팔은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지역의 이름을 딴 신발로, 가죽을 이용해 수공예로 제작하는 슬리퍼다. 앞이 트인 T자형 샌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인도인들은 프라다가 자국의 전통 신발 디자인과 문화를 설명 없이 도용했다고 비판하면서, 인도가 프라다 측 제품에 끼친 영향력 등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도 마하라슈트라 상공회의소가 프라다에 항의 서한까지 보내자 프라다는 패션쇼에서 선보인 T자 스트랩 샌들이 인도의 콜라푸리 차팔에서 영감을 받은 게 맞다고 밝혔다.
프라다 측은 성명을 통해 "인도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특정 지역에서 제작된 전통 인도 신발에서 영감을 받은 샌들이 밀라노에서 열린 2026 S/S(봄/여름) 남성 컬렉션에 등장했다"라고 했다.
이어 "회사는 인도 현지 장인 커뮤니티와 의미 있는 교류를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라며 "이와 관련해 마하라슈트라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의 패션 칼럼니스트 카니카 갈로는 "프라다가 이 신발에 대해 어떤 상업적 계획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점이 인도인들을 분노케 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인 수방 나이르는 "콜라푸리 차팔은 지리적 표시(GI)로 보호된다.
반면, 이번 논란을 두고 문화적 자부심이 지나친 민족주의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일었다.
인도 유명 인도 남성복 디자이너 라가벤드라 라토레는 "우리 문화의 상징이 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자부심을 느꼈다"라며 "한 켤레에 1000~3000루피(약 1만 5800원~4만 7400원) 정도 되는 소박한 콜라푸리 샌들이 국제 무대에 등장한 것은 분노보다는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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