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윤혁 인턴 기자 =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말차 열풍'이 확산되며 전 세계적으로 말차 수요가 폭증하자 일본 등 주요 생산국을 중심으로 심각한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이 선보인 말차 음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말차 수요가 급증, 말차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말차 카페 케틀티는 전체 25종의 말차 메뉴 중 4종을 제외하고 모두 품절 상태하고 한다.
케틀티 창립자 잭 맥건은 "말차는 깊은 향기와 강렬한 색상, 각성 효과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면서 "특히 최근 1년 동안은 말차 시장이 거의 2배 가까이 커졌다. 더 이상 물량을 댈 수가 없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말차 주요 생산국인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일본에서 수출된 녹차 8798톤 중 절반 이상이 말차였다. 이는 10년 전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 사야마시에서 15대째 차 사업을 이어온 오쿠토미 마사히로는 "세계가 말차에 관심을 가져줘서 기쁘지만 단기간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라면서 "(공급이 어려워) 당분간 말차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고 말했다.
또 도쿄의 한 찻집에서는 재고 조절을 위해 재판매가 의심되는 고객에게 대량 판매를 거부하는 등 일본 내에서도 말차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는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해 차 재배 농가에 대규모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오쿠토미는 "대규모 농사는 품질을 희생시킬 위험이 있으며 작은 농촌 지역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말차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선 장기적인 장비, 노동력, 투자와 수년간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CMP는 현재 10% 수준인 일본 제품의 관세가 24%까지 오를 경우 글로벌 말차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공급 부족과 관세 상승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농촌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로 차 농가 수가 20년 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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