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00조 시대…CJ ENM, '캣비기' 끌고 '아파트' 밀고

입력 2025.06.30 13:23수정 2025.06.30 13:22
AI 100조 시대…CJ ENM, '캣비기' 끌고 '아파트' 밀고
CJ ENM AI 애니메이션 '캣 비기'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이재명 정부는 대선 1호 공약은 '인공지능(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걸었다. 이를 통한 세계 3대 AI 강국을 목표로 세웠는데, CJ ENM이 문화사업 출범 30주년을 맞아 청사진을 내놨다. 자체 제작한 AI 애니메이션 시리즈물 '캣 비기'(Cat Biggie)를 처음으로 공개, 경쟁력을 보여줬다. 하반기 한국적 정서를 녹인 K-AI 영화 '아파트'(가제) 등을 선보일 예정인데, 세계 AI 콘텐츠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까.

백현정 CJ ENM AI 사업추진팀장은 30일 서울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컬처 토크에서 "캣 비기는 글로벌향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고도화된 AI 기술을 활용하고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녹였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장르, 포맷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고, 글로벌 대규모 판타지 AI 드라마를 시리즈물로 공개할 예정이다. AI는 일관성이 어렵고 다양한 걸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어려워 단편영화가 대부분인데, 이를 극복해 시리즈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부분 북미 기반, 서양 배경으로 한 캐릭터이고 한국적 영상을 뽑는데 제한적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하반기 AI 장편영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AI 콘텐츠는 신뢰감이 떨어지고, 거부감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많다. 백 팀장은 "딥페이크나 AI 기술 관련 여러가지 우려가 존재한다. 생성형 AI로 누구나 이미지, 영상을 만들 수 있어서 가짜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며 "모든 기술 진보에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게 당연하지만, 계속 시장이 확대되고 규제나 정책이 선진화 돼야 한다"고 짚었다.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사명감이 있다. 한국 콘텐츠 시장이 한류라고 하지만 제한이 있다. 대작 규모로 커지다 보니, 연간 콘텐츠 제작수가 제한적이다. 잠재된 신인 크리에이터, 작가, 감독이 존재하는데, 그들이 기회를 부여 받는 게 어려워서 안타깝다. AI 기술 접목을 통해 보다 효율·효과적으로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원천 스토리를 발굴하겠다. 기존 드라마, 영화도 판타지, SF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 장르 제한이 있다. 할리우드는 대규모 블록버스터가 많고 천문학적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느냐. 소재 제한없이 AI 기술을 접목해 더 풍성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목표다."
AI 100조 시대…CJ ENM, '캣비기' 끌고 '아파트' 밀고
백현정 CJ ENM AI 사업추진팀장

이날 주제는 'K콘텐츠 AI와 만나다 : AI 기술이 바꾸는 K콘텐츠 산업의 미래'다. 자체 개발·적용한 AI 기술 시스템도 소개했다. 시네마틱 AI는 드라마, 영화 등 내러티브 콘텐츠에 최적화된 AI 영상 제작 시스템이다. 'AI 스크립트'는 콘텐츠 트렌드, 소비자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력있는 원천 IP를 발굴하고, 적합 장르와 미디어를 제언하는 기술이다. 기존 빅테크 기업에서 제공하는 언어 분석 모델 대비 함축적 의미가 많은 문학적 언어 이해도가 우수하다.

캣 비기와 아파트, AI 드라마 '레전드' 프리퀄도 공개했다. 캣 비기는 고양이가 병아리를 만나 아빠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약 2분 분량 숏폼 총 30편이며, 다음 달 중순 유튜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정창익 AI 크리에이터는 "AI 애니메이션은 영화와 달리 과장된 표현이 많아 연구가 필요했다. 기존 애니메이션은 20~30명이 최소 1년 이상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데, 캣 비기는 6명이 5개월 동안 제작했다. AI 솔루션이 접목 돼 가능했다"며 "따뜻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100% AI로 제작했으나, 캐릭터 개발하는 과정에서만 수작업으로 했다. 캐릭터 디자인은 사람이 작업했고, AI 솔루션을 통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는 인물과 대사 싱크가 안 맞아 AI 한계점이 느껴지기도 했다. 정 크리에이터는 "아파트에는 실제 인물을 접목시키려고 했다. 기존 AI 생성 캐릭터는 그 느낌이 남아있다. 실존하는 인물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AI로 가공한 영상이다 보니 그렇다"면서도 "그 사이 계속 R&D를 하고 있다. 솔루션을 극복하는 게 과제이고,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하반기 공개할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퀄리티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훤 AI 크리에이터는 "2022년부터 AI 작업을 했는데, 지금까지도 일관성 유지가 해결되지 않았다. 하나의 캐릭터를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는데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지만, 리얼리티한 영상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며 "실제 영화, 드라마 촬영 시 배우 머리가 흐트러지면 다시 만진다. 인물을 디자인하는데 몇 달이 걸리지만, 한 컷을 만드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일관성을 맞추기 위해 단순히 한번의 클릭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I 100조 시대…CJ ENM, '캣비기' 끌고 '아파트' 밀고
정창익 AI 크리에이터

AI 제작 역량을 강화, 콘텐츠를 IP 경쟁력을 높이는게 궁극적인 목표다. 신근섭 CJ ENM 전략기획담당은 "현재 기획, 제작, 유통·마케팅 등 콘텐츠 제작 단계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해 프로세스를 선진화하고,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AI 콘텐츠 제작을 확대해 신유형 원천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AI 기술, 콘텐츠 기획, 사업 역량을 모두 겸비한 크리에이터를 양성하고 AI 콘텐츠에 특화된 조직을 확대해 글로벌 AI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는 "새 정부 들어서 AI 콘텐츠 관심이 높다"며 "인공지능과 콘텐츠 산업에 관한 국민적 기대와 저작권법의 새로운 역할의 국제적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I와 콘텐츠 강국으로서 저작권법 변화 관련 새로운 국제 질서에 한국이 주도권을 가지고 이끌고 나가야 한다. 글로벌 AI 콘텐츠 시장을 선도할 생태계 기반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AI 100조 시대…CJ ENM, '캣비기' 끌고 '아파트' 밀고
왼쪽부터 임상혁 변호사, 백현정 팀장, 정창익·박훤 AI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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