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기준 틱톡 97만, 인스타 24만, 유튜브 22만 팔로우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무섭게 J팝 신의 앙팡 테리블로 떠오르는 중이다.
후지이 가제, 요네즈 겐시, 유우리 등 일본 남성 싱어송라이터 3대장이 작년과 올해 잇따라 내한하면서 음악성과 국내 인기를 확인한 가운데 렌은 한일 양국에서 이들을 잇는 차세대 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축구선수를 꿈꾸던 렌은 이 스포츠계의 명실상부 유망주였다. 하지만 본래 삶은 벼락 같이 변하는 것.
코로나로 인해 축구 경기, 연습 일정 등이 취소되면서 새 길이 열렸다. 렌은 주저 앉기보다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렸는데, 무섭게 입소문이 났다. 그렇게 예비 축구스타는 J팝의 신성이 됐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들숨과 날숨의 호흡은 청춘의 아픔과 절망을 위로하는 방편이 되며 공감대를 샀다. 미성인 듯 탄탄한 질감의 보컬은 서정성을 극대화한다. 그렇게 렌이 쏘아 올린 감정의 슛이 음악에 골인했다.
2021년 데뷔곡 '키라이니나레나이(嫌いになれない·싫어할 수 없어)'를 발매했고, 데뷔 3년 만인 지난해 일본 전국 투어를 돌았다. 내한공연 러브콜도 잇따르는 중이다.
최근 신곡 '다테아이(盾愛)'를 발매한 렌을 서면으로 만났다. 사무친 그리움에 꿈에 나타난 연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녹여낸 이 곡은 갓 스무살을 넘긴 뮤지션이 쌓은 경험치를 뛰어 넘는 감정을 청자에게 전달한다. 투어로 바쁜 가운데 숨을 고르며 그가 꾹꾹 눌러 쓴 답변들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1년에 데뷔해 올해 데뷔 5년차가 됐군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당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혹시 한국 팬들의 애정을 느끼고 있나요?
"소셜 미디어에 댓글이 많을 때요. 관객이 꽉 찬 라이브 공연장에서 팬들이 함께 노래해주시는 걸 보면 애정이 느껴집니다."
-당신의 삶에서 축구는 빼놓을 수 없죠. 축구가 당신의 인생에 기반이 돼 준 게 있습니까? 혹시 축구랑 음악의 공통점을 찾는다면요.

-틱톡을 비롯해 소셜미디어를 애기하지 않고는 당신의 인기도 논할 수 없죠. 소셜 미디어는 당신에게 어떤 힘이 됐습니까?
"저를 모르는 누군가에게 닿을 가능성을 확인했어요."
-코로나 시기에 음악을 본격적으로 접한 것으로 알아요.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그게 반응을 얻은 거죠? 이 같은 반응을 예상했는지요. 기타는 독학으로 익힌 것으로 아는데, 이 악기의 매력은 무엇이었습니까?
"휴대가 편리해 외출할 때도 가져갈 수 있죠. 거기에 더해, 기타만 있으면 곡도 만들 수 있고 리듬도 잡을 수 있어서 좋아요."
-데뷔곡은 2021년 발매한 '싫어할 수 없어'입니다. 친한 선배의 실연 이야기를 듣다가 만든 곡으로 아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이 곡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됐나요?
"렌이라는 아티스트의 상징적인 발라드라는 인상이 짙은 노래예요."
-일본 밴드 '원오크록(ONE OK ROCK)' 팬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팀의 매력은 무엇이고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면요. '사카낙션'의 영향도 받았다고 들었는데 이 팀은 비교적 한국에 덜 알려진 팀이거든요. 이 팀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원오크록의 매력은 우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인 다카(Taka·타카) 씨가 있다는 점이죠. 창법도 대단하고 영어 발음도 좋고 정말 존중합니다. 곡 멜로디의 후렴구가 캐치하고, 영어 곡인데도 익숙하게 들리는 게 제일 좋은 좋아요. 사카낙션은 얼터너티브 장르이기 때문에 굉장히 신선했어요. 후렴구의 멜로디는 반복되는 후렴구가 많지만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최근 J팝이 인기입니다. 반면 일본에선 여전히 K팝이 인기입니다. 이렇게 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면 새로운 문화가 생기고 양국의 미래도 더 밝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신은 이 부분에 대한 어떤 기대감과 생각을 갖고 있나요?

-현 일본 Z세대들 중엔 K-팝을 듣고 자란 이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신의 경우엔 어떤가요? 방탄소년단 정국을 좋아한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국 씨는 일단 너무 멋있고, 노래도 좋고, 목소리도 너무 좋아요. 겸손한 부분도 있어서 인간적으로도 좋아합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라이브 투어를 돈 것으로 알아요. 투어는 어땠나요?
"점점 라이브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표현력 부분에서 좀 더 힘이 생겨났고, 퀄리티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투어 덕에 성장할 수 있었죠."
-최근 J팝 가수들의 내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운 것으로도 아는데요. 한국어를 배워보니 이 언어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국어는 다른 언어에 비해 일본어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아이우에오를 외우면 (일본어) 50음도을 다 외울 수 있을 것 같은… 비슷한 발음도 많기 때문에 기억하기 쉬운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스포티파이에서 차세대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레이더 : 얼리 노이즈 2023'에도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일본어로 부르는 노래들이 전 세계에서 공감을 얻는 기분은 어떻습니까?
"스포티파이 '얼리 노이즈' 선정은 제 목표 중 하나였어요. 정말 기쁜 동시에 제가 잘 알지 못하는 곳까지 제 노래가 전달되고, 공감 받고 있는 것이 신기해요. 언어의 장벽을 넘는 음악은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멜로디와 가사가 지향하는 세계관은 애틋함과 슬픔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감정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신곡 '다테아이' 역시 렌 씨가 추구해온 감정선의 연장선상인 거 같은데요. 거기에 웅장한 편곡이 더해졌고요. 이 곡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이 곡은 잊을 수 없는 사람이 꿈에 나오는 내용을 노래한 곡이에요. 저 자신도 누군가의 꿈에 나와서 잊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다테아이'는 일본 유명 프로듀서 에구치 료 씨가 편곡을 맡았습니다. 어떤 시너지가 있었나요?
"에구치 씨가 가진 애수와 제가 가진 애수가 조화된 노래가 아닌가 싶어요. 에구치 씨의 스트링도 그렇고, 피아노도 그렇고, 보컬 편집도 그렇고, 잘 매칭이 됐기 때문에 잘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업으로 삼고 난 후의 삶과 그 이전의 삶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음악을 업으로 삼은 이후 생활을 전부 음악으로 환산해 버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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