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드라이아이스'에 10시간 발 담근 20대 최후

입력 2025.06.27 05:10수정 2025.06.27 09:45
보험금 노리고 '드라이아이스'에 10시간 발 담근 20대 최후

[파이낸셜뉴스] 보험금을 타기 위해 드라이아이스에 10시간 넘게 발을 담갔던 대만의 20대 대학생이 양다리를 절단하는 참극을 맞았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고등법원은 지난 20일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행을 공모한 중학교 동창 랴오씨는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1월 26일 일어났다. 당시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장씨는 5개 보험사에서 총 8가지 종류의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장씨와 친구 랴오씨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시중에서 드라이아이스를 구입한 뒤 타이베이 중산구에 있는 랴오씨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장씨는 드라이아이스가 가득 담긴 양동이에 맨발을 담갔다. 랴오씨는 장씨가 발을 빼지 못하도록 플라스틱 끈을 이용해 그의 몸을 의자에 묶었다.

그렇게 장씨는 새벽 2시부터 정오까지 약 10시간 동안 드라이아이스 속에 발을 담근 채 버텼다. 랴오씨는 이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했다.

이틀 후 장씨는 타이베이에 있는 맥케이 기념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 도착했을 땐 양쪽 종아리 아래 심각한 동상과 함께 뼈와 근육에 괴사가 일어난 상태였다. 여기에 패혈증 증세까지 나타났다. 결국 장씨는 4도 동상 진단을 받고 양쪽 다리를 절단했다.

이후 두 사람은 심야에 오토바이를 타다가 다리가 차가워져 심한 동상을 입었다고 허위 진술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들은 5개 보험사에 가입한 8건을 모두 합해 총 4126만 대만 달러(한화 약 19억18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한 보험사는 23만6427대만달러(약 1100만원)을 지급했으나, 나머지 네 보험사는 허위 정황을 포착하고 지급을 거절했다.


결국 다섯 개 보험사 모두 경찰에 사건을 신고, 검찰은 장씨와 랴오씨를 사기 및 고의적 자해로 인한 중상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랴오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판단, 형을 높게 내렸다. 장씨에 대해선 극심한 고통을 치르고 일부 보험사와 합의한 점을 참작해 선처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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