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키, 여름을 닮은 소녀들의 뜨거운 청춘

입력 2025.06.26 15:51수정 2025.06.26 15:51
네 번째 미니 앨범 '러브스트럭' 발매 타이틀곡 ''여름이었다'…"한 페이지 노래"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로 역주행 신화 "팀 정체성 만들어준 곡, 안정적 활동 이어갈 것"
[인터뷰] 하이키, 여름을 닮은 소녀들의 뜨거운 청춘
[서울=뉴시스] 그룹 '하이키'. (사진=GLG 제공) 2025.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그룹 '하이키'와의 대화는 종종 청춘으로 흘렀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 이를 마주하듯 네 멤버의 얼굴에는 설렘이 일렁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하이키는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을 청춘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이번에는 예쁨은 잠시 내려놓고 우리의 청춘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연습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하이키가 26일 발매하는 '러브스트럭'(Lovestruck)은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순간들을 여름이라는 계절에 담은 네 번째 미니 앨범이다. 타이틀곡 '여름이었다'를 비롯해 일렉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굿 포 유'(Good for U),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원, 투, 쓰리, 포'(One, Two, Three, Four), 알앤비(R&B) 팝 장르 '내 이름이 바다였으면 해' 등 네 곡이 수록됐다.

'여름이었다'는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특징인 밴드 스타일의 곡이다. 멤버들의 청량한 보컬에 아련한 가사가 더해져 서정적인 분위기를 낸다.

리더 서이(25)는 "여름의 한 장면을 골라 표현한 게 아니라 추억을 공유하고 회상하는 느낌의 노래"라며 "가사를 보면 '여름이라 신난다'가 아니라 여름의 한 페이지 혹은 청춘의 아련한 분위기를 담은 곡이다. 그런 부분이 '여름이었다'로 제목이 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모티브로 삼은 뮤직비디오는 지난 4월 강원도에서 촬영했다. 찬 바람이 부는 바닷가에서 멤버들은 여름 분위기를 내기 위해 원피스와 반바지를 입고 종일 달렸다. 서이는 "너무 추워서 핫팩 한 박스를 하루에 다 쓸 정도였다"며 "핫팩을 몸에 붙이고 추위를 피하다가 '슛' 들어가면 다 뗴어놓고 촬영하기를 반복했다"고 웃었다.

[인터뷰] 하이키, 여름을 닮은 소녀들의 뜨거운 청춘
[서울=뉴시스] 그룹 '하이키'. (사진=GLG 제공) 2025.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막내 옐(20)은 멤버들이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는 즐기는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며 "여름이랑 어울리지 않게 후드 티셔츠를 입고 촬영했다. 저희가 너무 추워하니까 감독님께서 '그냥 입고 있자'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휘서(22)도 "캠핑용 난로를 쓰고 담요를 쓸 정도로 추웠지만 콘셉트가 확실하게 잡힌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이키는 이번 앨범을 위해 하루 5시간씩 안무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빠른 노래에 맞춘 안무를 종일 연습하면 녹초가 될 정도라고. 리이나(24)는 "여태까지 한 안무들 중 가장 파워풀하고 비트가 빠르다"며 "한 번에 5분도 안 쉬고 5시간을 연습하면 다들 아무것도 못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그래도 그 덕에 멤버들 모두 기량이나 체력, 정신력이 많이 올라왔어요. 누구라고 할 거 없이 각자가 챌린지를 한 느낌이랄까. 스스로와 싸움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연습이 끝나면 '오늘도 해냈다', '진짜 대단해'라고 서로에게 한 마디씩 해줬어요."

2022년 가요계에 발을 디딘 하이키는 데뷔 싱글 초동 판매량 264장을 기록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첫 번째 미니 앨범 타이틀곡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가 역주행에 성공하면서 대중의 반응은 확연히 달라졌다. '중소돌의 기적'을 이룬 이들은 비주류 장르라 할 수 있는 팝 펑크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를 접목한 음악으로 독보적 노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이키의 상승세는 K팝에 관심이 높은 해외 국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영국 음악 전문 매거진 NME는 하이키를 '세대의 목소리가 되는 K팝 그룹'이라고 소개하며 호평을 쏟았다. 그리고 어느 덧 데뷔 4년차. 아이돌 그룹의 계약기간이 통상 7년임을 고려하면 하이키는 지금 막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드냐'고 묻자 이서는 "많이 치열하고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뷰] 하이키, 여름을 닮은 소녀들의 뜨거운 청춘
[서울=뉴시스] 그룹 '하이키'. (사진=GLG 제공) 2025.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가사가 저희 상황이랑 참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감사하게도 노력의 결과들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니까 뿌듯하고요. 저희가 세운 목표보다 더 많은 것을 이뤘거든요. 음악방송 1위도 하고 연말 무대도 서보고 정말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리이나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덕분에 팀의 아이텐티티(정체성)가 만들어져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그 뒤에 따라오는 고민들은 누구가 갖고 있는 거고 어쩔 수 없는 것들이지만 실력이 더 채워지면 충분히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안정적인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귀띔했다.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를 뛰어넘는 성장을 꿈꾸는 하이키는 올여름 서머퀸 경쟁에 뛰어든다.
한 편의 청춘 드라마 같은 여름 노래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겠다는 각오다. 리이나는 "일부러는 아니지었지만 데뷔 때부터 계속 여름과 맞닿아 있었다"며 "'이 정도면 운명이 아닌가, 서머퀸 자리를 줘도 될 텐데'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찬란하고 아름다운 여름이었다'고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름이 올 때마다 듣고 싶은 노래로 남았으면 합니다." (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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