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물총 봉변 당한 관광객들, 무슨 일?

입력 2025.06.17 06:53수정 2025.06.17 08:15
공유 숙박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소음 등 발생
유럽 관광 도시들 '과잉 관광' 반대 시위 열려
"집으로 돌아가"…물총 봉변 당한 관광객들, 무슨 일?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오버투어리즘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물총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도시에서 관광객들이 물총 봉변을 당했다.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쏜 물총이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600명의 시위대가 '관광객은 집으로 돌아가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고급 브랜드 매장과 호텔이 늘어선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상점 유리창은 물론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쐈고 호텔 앞에서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물총을 맞은 한국인 관광객은 "우리를 동물 취급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의 행진은 바르셀로나 대표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앞에서 경찰의 차단으로 멈춰 섰다. 비슷한 시위는 스페인의 또 다른 관광지인 이비자, 말라가, 마요르카, 그라나다 등에서도 벌어졌다.

이탈리아 역시 나폴리와 밀라노, 베네치아, 제노바, 팔레르모 등에서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제노바에선 시위대가 시내 돌길에서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며 소음을 내는 방식으로 과잉 관광에 항의했다.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는 "관광으로 경제적 번영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주택 위기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에어비앤비 등 관광객 대상의 공유 숙박 서비스로 집주인들이 임대 수익보다 높은 이익을 얻게 되면서 임대료를 올리거나 임대를 중단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저렴한 거주지가 사라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인구 160만명의 바르셀로나에선 지난해 관광객 수가 2600만명에 달했다. 관광객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쫓겨나는 현상은 계속될 거라고 시위대는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면서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도시들도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오는 2028년까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임대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베네치아는 과잉 관광에 대한 대책으로 도시에 대한 입장료를 도입했다. 그리스 산토리니와 벨기에 브뤼허도 규제를 도입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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