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누군가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해 뇌 손상을 입게 된 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데리에 사는 아만다 스캔런(39)의 아들 제드는 건강하게 태어나 생후 6개월까지 별탈 없이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럽게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어 약을 먹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귀와 목에 감염을 진단하고 항생제를 처방해 주었지만, 이후에도 아이의 피부가 흑색으로 변하고 고열과 구토 증세가 심해지는 등 증상은 악화했다.
결국 응급실로 이송되어 정밀 검사가 진행됐고, 이틀 후 의사는 바이러스성 뇌염 진단을 내렸다. 원인은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HSV-1)이었다. 단순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인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을 말한다. 그 중 1형은 입술 주변에 수포(물집)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 50세 미만 인구의 약 64%가 보유하고 있다.
수포 없어져도 잠복…면역력 약해질 때 다시 활성화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작은 포도송이 같은 물집이 피부 또는 점막에 무리 지어 생긴다. 키스와 같은 직접적인 접촉뿐만 아니라 숟가락, 립스틱, 수건을 같이 써도 전염될 수 있다. 한 번 우리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는 수포가 없어져도 잠복해 있다가 피로하거나 면역력이 약해지는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다시 활성화되기도 한다.
특히 성인에게는 대부분 가벼운 증상으로 지나가지만, 면역 체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와 영아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혈류를 타고 뇌에 침투할 경우, 해당 사례처럼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두통, 발열, 의식 저하, 언어 장애 등 증상
단순 포진성 뇌염이 발생하면 두통, 발열, 의식 저하, 언어 장애,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뇌염이 해마 등을 침범하면 회복 후에도 심각한 기억 장애가 남을 수 있다. 또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사망률이 20~30%에 이르는 심각한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생후 4주 이내가 심각한 감염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 경고한다. 입술에 물집이 있는 성인은 아기에게 입맞춤을 삼가야 하며, 아기 돌보는 동안에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편,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아이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발진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대신 무기력하거나, 짜증을 내거나, 수유를 거부하거나, 고열 증상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만약 아이가 이러한 증상을 나타낼 경우에는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