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양식장 위 홀로 두 달... '놀빛이' 구조

입력 2025.06.10 08:05수정 2025.06.10 14:23
제주 바다 양식장 위 홀로 두 달... '놀빛이' 구조
/사진=행복이네 SNS 갈무리
제주 바다 양식장 위 홀로 두 달... '놀빛이' 구조
/사진=행복이네 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제주 바다 위 한 양식장에서 고립된 상태로 발견된 진돗개 ‘놀빛이’가 무사히 구조됐다.

9일 제주 지역 유기 동물 보호소 행복이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도 위 가장 외로웠던 생명 ‘놀빛이’를 구조했다”라고 밝혔다.

진돗개 놀빛이는 최근 제주 서귀포의 한 가두리 양식장 한가운데서 줄에 묶인 채 발견돼 충격을 줬다. 행복이네가 함께 첨부한 영상에는 바다 한복판에서 파도에 출렁이는 양식 시설 위, 작은 개집과 함께 목줄에 묶인 채 홀로 있는 놀빛이의 모습이 담겨있다.

제보를 받고 현장을 확인한 행복이네는 “태풍을 앞둔 제주 바다 위, 가두리 양식장 한가운데 외줄에 묶인 채 2개월 넘게 고립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제주에 곧 태풍이 상륙할 것이라는 기상예보가 나온 상태라 자칫하면 놀빛이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날 놀빛이의 상태를 확인한 행복이네는 동물권 단체 케어와 함께 이날 곧바로 구조에 나섰다. 그러나 다시 방문한 양식 시설에서 놀빛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견주가 놀빛이를 집으로 데려다 묶어둔 사실을 알게 됐다.

행복이네와 케어는 40분 거리의 견주를 수소문하여 직접 방문 후 수 시간에 걸친 설득 끝에 포기각서를 받고 놀빛이를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놀빛이는 구조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았다.

견주 측은 왜가리 등 새들이 양식장에 있는 치어를 잡아먹지 못하게 놀빛이를 데려다 둔 것으로 전해졌다. 케어는 “감시견이라는 명목으로 바다 한복판에 내몰리는 개들이 다른 지역에도 있다고 한다”며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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