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덜아” 지하철 4호선 의문의 낙서에... "무관용"

입력 2025.06.09 14:26수정 2025.06.09 14:28
“인간덜아” 지하철 4호선 의문의 낙서에... "무관용"
[서울=뉴시스] 4호선 열차 내 불법낙서를 지우는 관계 직원들. 2025.06.09 (사진 제공=서울교통공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평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열차에 오른 한 남성이 뜻 모를 낙서를 가득 남겨놓고 내렸다. 이 남성은 열차 곳곳에 "자연이 먼저냐 종교가 먼저냐 인간덜아", "면이 먼져냐?" 등의 문구를 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서울교통공사는 4호선 열차 내 불법 낙서 행위자를 찾아 경찰에 고발하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체불명의 낙서를 남긴 남성은 지난 달 26일 오전 8시 40분께 대야미역 승강장에 도착한 4호선 열차에 탑승해 오전 9시께 좌석에서 일어났다. 이후 10여 분 동안 4개 칸을 돌아다니며 열차 내부 벽면에 낙서를 하고 9시 10분께 오이도역에서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10시 50분께 직원이 해당 열차에 탑승해 상황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현장 확인이 필요해 차량기지 입고 후 증거 수집과 낙서 제거 조치를 했다. 결국 이 남성이 남긴 불법 낙서는 오후 3시 50분께 열차가 차량기지에 입고를 마친 후, 10명의 직원이 투입되고 나서야 제거됐다. 입고 전까지 접수된 불법 낙서 관련 민원은 모두 4건이다.

공사는 "4개 칸에 걸친 열차 내 불법 낙서로 미관을 저해하고 열차 이용 승객에게 불쾌감을 준 이 남성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객실 CCTV 영상자료 제공 등 경찰 요청 사항에 협조할 뿐 아니라, 구상권 청구 등 조처를 할 계획이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승객에 의한 열차 고의 파손 사례가 두 차례 발생한 바 있다. 2023년 3월 2호선에서는 한 승객이 열차 창문을 뜯어내 가져가 돌려주지 않자, 공사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해당 승객을 찾아냈다.
작년 11월 6호선에서도 승객이 열차 출입문 유리창을 고의로 파손하는 일이 있었다. 두 건 모두 공사는 해당 승객을 찾아내 복구비용을 물어내도록 했다.

박병섭 서울교통공사 차량본부장은 "시민의 소중한 자산인 열차를 고의로 파손하는 등 불쾌감을 조성하는 지하철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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