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팬티에 피가 묻어"...여성 작가 '이 질환' 뭐길래

입력 2025.06.07 08:00수정 2025.06.07 22:08
"항문 출혈 암 전조일 수 있어"
항문에 위치한 두 개의 종양 발견
조직 검사 결과 3기 항문암
"자꾸 팬티에 피가 묻어"...여성 작가 '이 질환' 뭐길래
미국의 한 여성 작가가 갱년기 증상으로 오인했던 출혈이 알고 보니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 '3기 항문암(anal cancer)'으로 밝혀진 사연을 공개했다. [사진=SNS]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여성 작가가 갱년기 증상으로 오인했던 출혈이 알고 보니 HPV(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 '3기 항문암(anal cancer)'으로 밝혀진 사연을 전했다.

해당 여성은 3년 간의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HPV 감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작가 줄리아 드빌러스는 50대 중반 무렵부터 간헐적인 출혈을 경험했다. 팬티에 갑작스럽게 피가 묻는 일이 반복됐다.

그는 처음에는 이를 폐경 전 단계에서 흔히 나타나는 불규칙한 질 출혈로 여겼다. 그러나 어느 날 수영장에서 수건에 묻은 출혈을 통해 이상 징후를 감지했다.

드빌러스는 "처음에는 생리혈인 줄 알았지만, 이후 출혈 부위가 항문임을 알게 됐다"며 "항문 출혈이 암의 전조일 수 있다는 점이 머리를 스쳤다"고 회상했다.

이후 병원을 찾은 그는 치핵(치질)을 진단받았다. 결국 2022년 5월 수술을 통해 제거하기로 했다. 수술 과정에서 예상과 달리 항문에 위치한 두 개의 종양이 발견됐다. 조직검사 결과는 3기 항문암이었다.

젊었을 때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항문암' 이어졌나

드빌러스는 대학 시절 HPV에 감염된 적이 있다. 당시 산부인과 의사는 "흔하고 대부분 자연 소멸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했지만, 수십 년이 지나 관련 암으로 이어졌다.

HPV는 피부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성매개 바이러스로, 질·항문·구강 성관계 모두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약 4,200만 명이 HPV에 감염돼 있다. 특히 매년 약 1,300만 명이 신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생활을 하는 사람의 80%는 45세 이전 최소 한 번 이상 HPV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8월 치료 종료 이후 의료진은 '조심스러운 완치' 소견을 밝혔고, 복부 림프절에 남아있던 의심 부위는 6개월 후 사라졌다. 이후 3년간 정기 추적검사에서도 암은 재발하지 않았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항문암 주요 원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항문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원인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HPV는 피부와 점막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성매개 감염병이다. 항문, 질, 구강을 통한 성접촉 시 감염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따르면, 항문암은 대장암이나 직장암과는 구분되는 희귀 암이다. 특히 3기 항문암의 경우,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30~60% 수준으로 보고된다. 이에 따라 HPV 백신 접종이 항문암을 비롯한 HPV 관련 암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권장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