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게임' 한그루 "악착같은 삶 공감…물 맞고 머리채 잡고" ①

입력 2025.05.01 09:01수정 2025.05.01 09:01
'신데렐라 게임' 한그루 "악착같은 삶 공감…물 맞고 머리채 잡고" [N인터뷰]①
배우 한그루 제공


'신데렐라 게임' 한그루 "악착같은 삶 공감…물 맞고 머리채 잡고" [N인터뷰]①
배우 한그루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한그루(32)는 인터뷰장에 홀로 등장했다. 매니저도, 스타일리스트도 없단다.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 (극본 오상희 / 연출 이현경)도 혼자 오롯이 해낸 작품이다.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일단 부딪쳐보자는 마음으로 매일 직접 운전을 해 촬영장을 오가면서, 넘치게 많은 주인공의 분량을 연기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보낸 9년, 한그루는 '엄마'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모든 촬영을 마친 지금 자신 역시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신데렐라 게임'은 원수에 의해 가짜 딸로 이용당해 복수의 화신이 된 여자가 진정한 복수의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일일 드라마다. 극중 주인공인 구하나 역으로 오랜만에 일일드라마에 출연한 한그루는 대본을 달달 외우느라 오랜만에 '머리가 작동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주변을 둘러보며 동료 배우들의 노력, 현장에 함께 존재하는 스태프들의 힘도 느꼈다. 그럴수록 배우로서의 꿈이 뚜렷해졌다. 꾸준히, 오래 연기하는 것. 보는 이들의 '친숙한' 배우로 자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신데렐라 게임'을 하는 8개월 동안 '워킹맘'의 삶을 살았다.

▶나는 아이들을 누구 도움 없이 혼자서 키웠다. 운전해서 아이들 등하교시키면서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 처음에는 소속사를 빨리 찾아야 하나 생각도 했는데 일단 해보지 싶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아이들 키우면서 길러놓은 체력 덕분이다.(웃음) 나 역시 많이 성장했다. 아이들이 아홉살이다. 일단 기본적으로 내가 일할 수 있는 촬영장,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있음에 너무 감사하다. 얼마나 귀한 기회인가. 불평불만이 없다. 바쁘고 힘들면 '바쁜 게 어디야?' 하면서 다니고는 했다.

-오히려 데뷔 초기 활동할 때보다 많이 편해진 것 같다.

▶어릴 때는 쓸데없는 것에 감정을 소모했고 모두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내가 생각하는 걸 표현하고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하는 느낌이랄까. 나도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고, 연출을 하는 사람, 스태프는 각자의 일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일을 하는 거다. 그래서 더 마음이 편하고 현장이 재미있고 친하게 지낼 수 있다. 인간적으로도 조금 더 나아간 느낌이다.

-주인공을 맡았다. 긴 시간 방송되는 연속극에 큰 배역이어서 부담도 컸을 법하다.

▶엄청나게 머리가 복잡했다. 내가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 걱정도 됐다. 일단 감독님이 너무 좋은 분이셨다. 내가 인복이 있다. 주변에서도 많이 도와주셔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캐스팅도 처음에 연락 단계만 있었는데 이후에 내가 '어떻게 됐냐, 주인공 아니어도 된다, 기회를 달라'고 다시 연락했다. 재미있는 대본이어서 꼭 해보고 싶었다. 그러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연애 말고 결혼'을 재미있게 봐서 연우진, 한그루 배우와 언젠가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셨다는 거다. 오래된 작품인데 그걸 봐주셨다니 감사했고, 그때와 달리 오래 쉬어서 부담도 됐다. 부담감을 극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선생님들에게 많이 물어봤던 기억이다. 격려도 많이 해주셨다.

-작품 속 구하나와의 일치율은.

▶열심히 사는 모습 자체가 비슷하더라. 악착같이 사는데 극에서는 동생들을 키우고 나는 아이들을 키운다. 하나가 사는 모습이 나와 닮아서 대본을 보는데 더 몰입하게 되더라. 그래서 더 출연하고 싶었다. 가족에 대해 더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양부모의 자식들인데 가족이 되는 내용인데 더 연기해 보고 싶었다. 대본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몸싸움을 하는 장면도 있었다. 새롭게 도전한 것이 있다면.

▶물도 맞고 머리채도 잡고 신선한 재미더라.(웃음) 그런 신에서 더 긴장하면 상대방 배우가 고생할까 봐 한 번에 연기하려고 했다. 일일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머리가 작동했달까. 일주일에 3~4일을 연기하는데 매일 60신 이상 촬영한다. 대사를 외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매일 대본 익히는 연습만 했다. 선생님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그렇게 오랫동안 활동한 김혜옥, 나영희 선생님들도 세트장에 오면 계속 대본을 보고 연습하고 대사를 맞춰본다. '그러니까 오래 활동하실 수 있구나' 싶더라. 경력이 많은 만큼 요령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열심히 하시는 걸 보고 많은 걸 느꼈다.

-극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복수극으로 전개되는데.

▶그동안 의외로 악역은 맡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는 엄청 엄한 엄마인데 평소에는 애교 있는 스타일이어서, 이런 악한 연기가 너무 어렵더라. 달라진 화장 스타일, 연기 톤도 어려웠다. 그러다 생각한 게 갑자기 나쁜 인물이 될 수는 없다는 거다. 이 인물을 더 나쁘게 그리는 게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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