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다희 인턴 기자 = "술 이야기라서 그런지 시나리오가 술술 읽혔어요."
배우 유해진은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유해진은 이번 '소주전쟁'에서 소주 회사를 지키려는 재무이사 표종록 역을 맡았다. 업무적인 면이 강하고 회사를 늘 걱정하는 애사심이 많은 캐릭터다.
"인물의 인간다움 면이 좋아서 선택했다. 표종록은 겉으로는 되게 평범해 보이는 전형적인 회사 다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내면에는 강함과 고집이 있고, 신념도 있다. 표종록의 매력은 예스맨이 아니라는 것이다. 회사를 위해서라면 욕을 얻어먹더라도 쓴소리도 하고 옳은 소리도 할 줄 아는 회사를 지키려는 캐릭터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표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수익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최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이다.
유해진과 이제훈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제훈은 유해진 자체가 '영화'라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해진 선배님 캐릭터가 회사가 곧 인생이다"라며 "그런데 제가 선배님 봤을 때는 영화가 곧 인생이신 분 같다"고 했다. 이어 "유해진 선배님의 작품들을 보면서 배우 꿈을 키웠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설레었고, 영광이었다. 영화에서 둘이 대립도 하면서 우정도 쌓은 순간이 있다. 그 순간들 연기할 때마다 신기하고 놀랐다. 유해진 선배 연기에 발맞춰서 제 캐릭터가 새로워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이 작품이 좋다"고 했다. 이를 들은 유해진은 전인권의 '언제나 영화처럼' 한 소절을 불렀다.
술을 다루는 영화이다 보니 배우들은 실제 음주를 하면서 촬영했다. 유해진은 "뭐 그냥 마셨다"라며 "영화에서 소주 신상품이 나오는데 콘셉트가 그거다. '부드럽고 프레시하게' 이런 맛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렇게 마시려고 노력했다. 워낙 소주 좋아해서 맛있게 먹는 거는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이제훈은 "사실 술 잘하지는 못한다"며 "그런데 소주의 쓰고 힘든 이미지가 있는데 이번 작품 통해서 소주를 '짠짠' 이러면서 먹으니까 달게 느껴지더라. 적응되면서 나도 모르게 찾게 됐다. 영화를 보고 관객분들이 '저 소주 나도 마셔보고 싶다'라는 생각 들게 한다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손현주와 유해진은 연예계 '낯가림 모임'이라는 주당 멤버들로 유명하다. 이들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같이 대작을 했다. 손현주는 "유해진 씨와는 가끔 만나서 얘기도 하고 하는데 현장에서 주로 만났기 때문에 소주 앞에 두고 이야기하더라도 영화 얘기를 많이 했다. 유해진 씨가 생각보다 예민한 사람이다. 본인이 원한대로 표출 안 된다 했으면 소주에 쓴맛을 느꼈을 거다. 그런데 이번에 대작한 건 그전에 대작한 것과 다른 맛이었다고 하고 싶다."
유해진은 손현주에 대해 존경하는 몇 안 되는 배우라고 했다. "형이랑 술을 먹으면 편하다. 제가 까불기도 하는데 제가 형에 대한 생각이 깊으니까 까부는 거다. 내심 기대기도 했다. 형과 작품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몸 좀 사리면서 하지'라고 했다. 교도소 면회실에서 벽을 치는 게 있는데 손이 엄청나게 부었었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요령도 안 부리고 그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분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손현주가 한) 작품에서 본 연기들이 좋았던 거구나 싶었다.
유해진이 출연한 최근 개봉한 영화 '야당'이 첫 주말 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유해진은 "본의 아니게 연달아서 극장에서 영화가 또 개봉하는데 '소주전쟁'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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