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겨층을 제거한 백미보다 섬유질이나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면에서 우수하다고 알려진 현미가 높은 수준의 '무기 비소'를 함유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무기 비소' 함유 높아
미국의 경제잡지 포춘 등 외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이 다양한 연구 자료를 통해 현미와 백미의 비소 노출 여부를 비교·분석한 결과, 쌀겨에 무기 비소가 상당히 많이 함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미는 백미보다 총 비소 함량이 약 24%, 무기 비소가 약 40% 더 높았다. 백미 대비 비소 농도 역시 최대 10배 더 높았다.
무기 비소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중금속이다. 유기 비소는 인체에서 빠르게 배출되지만, 농약과 살충제 등에 들어있는 무기 비소는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오랜 기간 축적되면 발암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소는 쌀의 외피 부분에 집중적으로 축적돼 있다 보니 쌀겨를 포함한 현미의 비소 농도가 높았다.
특히 연구팀은 성인에 비해 체중 당 음식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5세 미만 어린이의 현미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실제 현미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생후 6~24개월 영·유아는 백미를 섭취한 같은 나이대 영·유아에 비해 비소 노출 추정치가 두 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현미를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는 아니다. 어린 자녀를 두 부모와 보호자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춘 "백미와 현미 모두 우려스러운 수준의 비소 검출"
포춘에 따르면 현미의 비소 함량에 대한 경고는 수년 전부터 나왔다. 지난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데이터를 분석한 컨슈머리포트는 백미와 현미 모두 우려스러운 수준의 비소가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환경실무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선임 과학자 타샤 스토이버는 포춘에 보낸 이메일에서 "전 세계 쌀의 비소 오염은 20여 년 전에 발견됐다"며 "쌀과 쌀가루, 쌀겨, 쌀 기반 감미료로 만든 식품에서 비소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쌀 뿐만 아니라 비소는 해산물, 버섯, 유아용 조제 분유, 단백질 파우더 등 식품과 음료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문제는 국가가 비소 농도를 줄이려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FDA는 사과 주스의 비소에 대해선 10ppb(10억분의 10)의 허용 '조치 기준'을 설정했는데 사과 주스보다 비소 농도가 더 높은 쌀 기반 식품에 대해선 법적으로 비소 허용 기준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비소 함량을 줄이는 방법도 공유했다.
일단 쌀을 물에 여러 번 씻어야 한다. 물이 맑아질 때까지 쌀을 씻거나 충분한 양의 물에 불린 후 버리고 새 물로 밥을 지으면 비소 함량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