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기류' 올라탄 KOZ…보이넥스트도어 인기에 역대급 실적개선

입력 2025.04.22 05:01수정 2025.04.22 05:01
지코 설립 KOZ, 2020년 11월 하이브에 인수 서로 윈윈 모델…멀티레이블 시스템 성과
'상승기류' 올라탄 KOZ…보이넥스트도어 인기에 역대급 실적개선
[서울=뉴시스] 보이넥스트도어. (사진 =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 산하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이하 KOZ)가 지난해 가파른 매출 성장과 함께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등 역대급 실적 개선세를 기록해 주목 받고 있다. 이는 래퍼 겸 프로듀서인 지코와 대세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보넥도)의 연이은 상승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K팝 업계에 따르면, 한때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가장 저평가돼 왔던 KOZ는 이제 어엿한 기대주로 거듭나고 있다.

KOZ는 그룹 '블락비' 멤버이기도 한 지코가 설립한 회사다. 2020년 11월 하이브에 인수되면서 지코는 창립자로서 소속 아티스트의 프로듀싱에 집중해왔다.

KOZ의 작년 매출은 373억원으로 전년(194억원)대비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영업수익 역시 더욱 드라마틱하게 개선돼 2024년 기준 영업손실이 5억6000만원으로, 전년(90억 원)대비 94% 가량 감소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가 확실시 된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8억6000만원으로 창사 이래 첫 흑자전환했다.

KOZ는 창사이래 부진을 면치못했다. 특히 2023년에는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해 5월 보이넥스트도어가 데뷔했기 때문인데, 통상 신인 아티스트가 데뷔하면 당해연도 투자비 부담에 소속사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럼에도 데뷔 1년6개월 만에 소속사가 흑자전환했다는 것은 아티스트 데뷔가 성공적이며 흥행가도에 올라섰다는 증명이다. 올해 실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상승기류' 올라탄 KOZ…보이넥스트도어 인기에 역대급 실적개선
[서울=뉴시스] KOZ 엔터테인먼트 2022~2024년 경영실적.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3년차를 맞은 보이넥스트도어는 K팝 아이돌중 가장 핫한 그룹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내는 앨범마다 호평을 받으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 중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발매한 미니 3집 '19.99'가 누적 앨범 판매량 100만 장(써클차트 기준)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상승세에 올라탔다. 이 앨범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40위에 자리하며 당시 5세대 K-팝 아이돌 최고 순위 기록을 세웠다. 일본에서는 오리콘 '월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매진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인천, 도쿄, 타이베이, 홍콩, 자카르타 등 11개 도시, 17회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공연 강자로도 우뚝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인기 아티스트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일본 대형 음악 축제 '서머소닉'에도 출연했다. 투어열기에 힘입어 오는 6월말 일본 도쿄 무사시노 아레나에서 앙코르 공연과 7월말 서울 올림픽주경기장 케이스포(KSPO) 돔에서 파이널 무대도 예정하고 있다. 오는 7~8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 출연도 확정돼 글로벌 아티스트로 위상을 과시할 전망이다.

팬덤의 화력을 넘어 대중적 인기 가늠자로 여겨지는 음원 차트 성과 또한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보이넥스트도어가 별다른 프로모션 없이 올해 1월 깜짝 발매한 '오늘만 아이 러브 유(I LOVE YOU)'는 멜론 1월 23위, 2~3월에는 10위권내에 들고, 한국 애플뮤직 '오늘의 톱 100' 차트에서도 월간 1위를 기록하며 이들의 약진을 방증했다.

'상승기류' 올라탄 KOZ…보이넥스트도어 인기에 역대급 실적개선
[서울=뉴시스] 지코. (사진 =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4.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보이넥스트도어의 프로듀서인 지코 역시 KOZ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작년 4월 신곡 '스톱!(SPOT!)(feat. JENNIE)'을 발표하며 멜론 1위와 미국 빌보드 글로벌 송차트 11주 연속 차트인을 하는 등 '음원 강자'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 단독 콘서트와 국내외 대형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 등으로 맹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KOZ의 이 같은 실적개선은, 보이넥스트도어의 성장세에 발맞춘 체계적 사업지원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KOZ는 작년 7월 보이넥스트도어의 일본 데뷔를 기념해 현지 대형 유통그룹 파르코(PARCO), 글로벌 뷰티 브랜드 맥(M⋅A⋅C)과 각각 협업해 일본 전역에서 앨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팝업 스토어, 사진전을 열었다.

같은 해 보이넥스트도어 첫 공식 캐릭터 '쁘넥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쁘넥도는 캐릭터 외형부터 이름과 성격, 특징 등 캐릭터 설정 전반에 걸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 개발했다.

유명 온라인 플랫폼 29CM와 협업해 출시한 쁘넥도 한정 MD 상품은 준비한 물량이 판매시작 20여 분 만에 모두 소진됐고 오프라인 팝업은 첫 날 방문 인원만 1000여 명에 달했다.

광고계도 보이넥스트도어의 스타성에 주목 하고 있다. 일본 패션 브랜드 WEGO의 비주얼 모델 발탁된 데 이어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 동남아 과자 브랜드 토스토스와 계약했다. 현재 웅진식품 티브랜드 '티즐(TEAZLE)'의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러브콜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마루 엘르 피처 디렉터는 "보이넥스트도어는 자유분방한 이미지와 달리 팬 서비스와 소통, 외모 관리 등 K-팝 보이그룹에게 요구되는 기대치에 대해 굉장히 잘 트레이닝 된 그룹"이라면서 "실제로 멤버 이한은 지난해 수많은 아이돌 팀들의 소통 플랫폼인 위버스에서 팬레터 최다 반응 아티스트로 선정됐고, 전체 멤버들의 소통 빈도 및 위버스 라이브 횟수, 커뮤니케이션 방식 또한 높고 자연스럽다"고 짚었다.

'상승기류' 올라탄 KOZ…보이넥스트도어 인기에 역대급 실적개선
[인천=뉴시스] 그룹 '보이넥스트도어'가 14~15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고 있다. (사진 = KOZ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자체예능, 비하인드 영상, 쇼츠 등 쉬지 않고 찾아오는 콘텐츠의 퀄리티에 대한 팬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이런 콘텐츠들을 통해서 멤버들의 개성 뿐 아니라 높은 직업 의식과 팬 사랑(투어 시 해외 팬들을 위해 현지 언어를 여러 번 연습하는 모습 등), 자기 관리, 그리고 춤과 노래 실력 등은 끊임없이 팬들에게 어필되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업계최고 수준인 하이브의 인프라와 축적된 엔터사업 역량이 레이블의 경쟁력과 맞물려 시너지를 일으키는, 이른바 멀티레이블 시스템의 성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코는 2022년 8월 신보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브 합류의 배경과 관련 "폭넓은 경험을 하고 싶기도 했고 도움과 배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방시혁 의장님과 소통을 통해 지금도 제작 등 여러 엔터 산업에 관한 시야를 넓혀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KOZ는 하이브 안에서 여러 인프라를 지원 받으며 아티스트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코와 보이넥스트도어 등 다양한 색깔을 지난 아티스트 진용을 확대함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모델이 된 것 같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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