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설경구 선배, 내가 만난 가장 친한 배우 돼" ②

입력 2025.04.15 13:30수정 2025.04.15 13:30
박은빈 "설경구 선배, 내가 만난 가장 친한 배우 돼" [N인터뷰]②
배우 박은빈/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박은빈 "설경구 선배, 내가 만난 가장 친한 배우 돼" [N인터뷰]②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극본 김선희/ 연출 김정현)가 지난 9일, 8회 전편 공개를 마쳤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설경구 분)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박은빈은 극 중 불법수술장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바른약국 약사 정세옥 역을 연기했다. 17세의 나이에 의대 수석 입학할 정도의 천재이지만, 스승인 최덕희 교수에 의해 의사 면허를 박탈당한 인물이다. 또한 인간의 뇌에 미쳐있는 천재이자, 사람을 살리는 의사이면서도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살인마이기도 한 입체적 캐릭터다.

박은빈은 수술 하나에 죽고 못 사는 정세옥의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자기만의 색깔로 그려내면서, 악역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런 가운데, 박은빈은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하이퍼나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이프나이프'를 통해 그간의 이미지와 180도 달라진 연기를 펼친 박은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 ①에 이어>

-덕희와의 사제 관계가 이 작품의 핵심이었는데.

▶본 적 없는 사제 관계라는 게 핵심 키워드였다. 많은 콘텐츠를 다 본 적 없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이런 남녀사제 관계를 보여준 적은 없지 않았나 생각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오묘했던 매력을 잘 밀어붙일 수 있었다.

-설경구가 박은빈과의 사적인 얘기를 통해 사제 관계를 그리는 것에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일단 선배님이 궁금했다. 영화에서만 뵙던 분이었는데 실제로 만나 뵙게 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드라마가 서로만을 얘기해서 늘 제가 설경구 선배와 같이 있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같이 있는 신은 별로 없었다. 촬영하는 동안은 대기 시간이 긴데, 선배님은 항상 모니터 뒤에 앉아계시더라. 그럴 때가 아니면 대화할 시간이 없으니 안부를 시작으로 선배님이 인간적으로도 궁금해서 끊임없이 스몰토크를 걸었던 것 같다. 사실은 연기 얘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연기적으로 잘했다. 못했다를 얘기해주시는 선배님도 아니거니와, 저도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았다. 대신에 작품 얘기를 많이 했다. 정말 사소한 것들, 제가 알고 싶었던 걸 잔뜩 물어봤다. 이를테면 '토마토 파스타가 좋으세요? 크림 파스타가 좋으세요?'라고 저는 물음표 살인마가 됐다. 혹시 귀찮으시면 얘기해달라고도 했었다.(웃음)

-설경구는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게 됐나.

▶저는 혹시 내가 타고 있는 이 작품이라는 차에 나만 탄 게 아닐까 생각했다. 선배님은 혹시 다른 방향을 생각하시는 게 있는지를 물으면서 이야기가 확장되어 갔다. 한 방향성으로 향하는 게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어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물론 일 얘기만 할 수 없어 사소한 얘기도 많이 했다. 단언컨대 이때까지 많은 작품을 촬영하면서 촬영하면서 가장 얘기를 많이 한 배우님이 설경구 배우님이 되어서 좋았다. 앞으로 저랑 가장 친한 배우는 선배님이라고 얘기하고 다닐 거다.

-설경구에게 어떤 걸 많이 배웠나.

▶선배님은 인터뷰에서 얘기하셨겠지만 함부로 조언해 주시지 않는 선배님인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서 선배님의 배려와 인품을 느낄 수 있었다.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선배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선배님이 해주신 얘기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누구도 믿지 마라'였다. 다른 의미가 아니고, 작품이 완성되기 전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시청자들에게 공개되기 전에는 내부적인 평가만 받는다. 실제 평가는 시청자들에게 공개되면서부터이니 팔이 안으로 굽는 평가는 걸러 들으라는 거였다. 지나온 돌다리도 다 두들겨 보게 신중하게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설경구를 때리는 장면은 어떻게 연기하려 했나.

▶대사 리허설을 전력으로 하지 않았지만 동작이 들어가는 부분들은 타이밍이나 제가 때리는 부위들이 중요했고 조심해야 했다.
그런 부분은 확실히 합을 맞춰나갔다. 우산으로 때리는 부분은 선배님이 굉장히 즐거워하셨다. '이런 제자가 어디있어?'라고 분개하시면서 속이 후련하다고도 하시더라. 저도 언제 설경구 선배님의 멱살을 잡아보고 우산으로 때려보겠나. 박은빈으로서의 마음은 불편했지만 세옥으로서는 신나게 분풀이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N인터뷰】 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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