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석 사단 긴장"…이제훈, 원팀 시너지

입력 2025.04.15 06:33수정 2025.04.15 06:34
[인터뷰]"안판석 사단 긴장"…이제훈, 원팀 시너지
이제훈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이제훈(40)은 JTBC 주말극 '협상의 기술' 종방 다음날 기쁨을 만끽했다. 마지막 12회 시청률이 10.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찍자, 자신도 모르게 "우와!"라며 소리 쳤다. 박형식(33) 주연 SBS TV 금토극 '보물섬'과 경쟁하며 6~8%대를 유지했는데, 1회(3.3%)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로 마무리했다. "처음부터 높은 시청률로 시작, 끝에 내려가는 것보다 계속 우상향해 기뻤다"고 했다. 안판석(63) PD와 첫 호흡으로, 원팀 시너지 효과를 보여줬다. 안 PD 주 장르인 멜로물이 아닌, 인수합병(M&A) 소재 드라마로 흥행했다는 점이 의미있다.

"말도 안되게 항상 촬영이 일찍 끝났다. 드라마든 영화든 그날 찍을게 많아서 우왕좌왕하고, 다 못 찍어서 다음 회차를 기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협상의 기술은 한 달 스케줄이 나오면 정확하게 지켰다. 이런 현장을 경험한 게 처음이다. 안 감독님 작품을 하기 전, 많은 배우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그런 현장이 있다고?'라며 믿지 못했다. 우선 배우들이 각자 준비한 게 철저했고, 흐트러짐 하나 없이 완벽하게 해냈다. 안판석 사단에 처음 참여하는 입장에서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촬영장 오기 전 극본을 정말 많이 보고 연구, 현장에선 감독님 디렉션을 즐겁게 받아들이면서 촬영했다."

이 드라마는 대기업 M&A 전문가 '윤주노'(이제훈)와 그 팀의 활약상을 그렸다. 백발에 도전, 3시간씩 특수 분장을 받았다.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이런 모습을 또 연기할 수 있을까 싶다. 스스로 신기하고 만족스러워서 애정이 많이 간다. 난 3시간 동안 앉아서 버티기만 하면 됐는데, 분장팀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한 땀 한 땀 만져줬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준 주노의 모습이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돌아봤다.

주노는 논리적이고 냉철,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목소리 톤과 말투를 유지하는 게 중요했는데,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자칫 무미건조해 보일 수 있었다. "협상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런 부분이 중심이 돼야 이야기 전개를 납득할 수 있어서 가장 큰 과제였다"며 "주노가 어떤 속내를 가진 사람인지 쉽게 예측하지 못했으면 해 감정이 차단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성적이고 차가운 행동 이면에는 깊은 인간애를 가진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주노와 닮은 점이 많이 없어서 다가가려고 애쓰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안판석 사단 긴장"…이제훈, 원팀 시너지
(출처=뉴시스/NEWSIS)

실제로 이제훈은 기업 투자와 M&A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2015년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 창업 초기에 투자, 150~200배 정도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매니지먼트사 컴퍼니온을 설립,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전부터 그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더 흥미롭게 봤다. 주노를 통해 많이 배웠고, '이렇게 소통해야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감정적으로 휘둘리고, 스트레스 받고 답답해 의견을 표출할 때가 많았는데 좋지 않은 상황이 도래했다. '이렇게 하면 안 되지'라고 학습했음에도, 본능적으로 감정이 나올 때마다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주식 투자도 참 재미있는 게 업 앤 다운이 있고, 예측할 수 없어서 대비하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해야 나은 선택이 되겠구나'라고 과거를 통해 학습한 게 있어서 위기도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회사 대표로서 고충도 많을 터다. "이전엔 항상 배우로서 입장을 표력했다면, 매니지먼트 설립 후 회사 입장으로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더라"면서 "보통 작품 끝나면 스스로 보상을 해주고 싶어서 여행을 가고 좀 쉬었다면, 회사를 차린 후에는 '내가 할 일이 더 있다면 얘기해줘라'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2021년 회사를 차리고 거의 쉬지 못했다"며 웃었다.

"'내가 이걸 왜 했을까' 싶다가도 '여태까지 잘 해왔네'라며 스스로 대견하다. 처음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했지만, 평생 배우 할 거라는 목표와 바람이 있었다. 도전적으로 밀고 나갔는데, 계속 임금은 상승하고 고정비가 늘어 스스로 일을 하지 않으면 감당하지 못하겠더라. 내가 부득이하게 쉬면 회사는 정체되고 직원들 월급을 못 주게 되는 현실이 도래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게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내가 배우로서 좀 더 왕성하게 활동해야 회사가 미래지향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향후 2~3년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안판석 사단 긴장"…이제훈, 원팀 시너지
(출처=뉴시스/NEWSIS)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SBS TV '모범택시3'와 tvN '시그널2'를 촬영 중이며, 6월3일 영화 '소주전쟁' 개봉도 앞두고 있다. 필모그래피 중 시즌제 드라마가 많은데, "솔직히 시즌제를 생각하지는 못했다. '계속 보고 싶다'는 시청자 니즈 덕분에 마지막 결말 이후에도 이야기가 쓰여질 수 있었다. 배우로서 이만큼 큰 영광이 있을까 싶다. 더 잘 해내고 싶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의지가 크다"고 짚었다. "협상의 기술도 이후 이야기도 쓰여지면 좋겠다. 대하드라마처럼 갔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소재이다 보니, 시청자들이 계속 시즌2를 외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간 장르·액션물로 많이 활약, 로코물을 바라는 팬들도 많다. "누구보다 로코를 원하는 사람이 나이지 않을까 싶다"며 "그렇게 하고 싶다고 외쳤고, 극본을 받아서 검토하는데 인연이 아직 닿지 못해 답답하다. 끊임없이, 또 간절히 원해서 만나지 않을까. 어느 작품보다 간절함이 크다"고 강조했다. '안 PD와 멜로물로 다시 호흡을 맞추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엔 "그 기대가 상당히 크다. 소위 안판석 사단이라고 하는데, 나도 감독님과 인연을 쭉 이어가고 싶다. 또 다른 작품을 연출할 때 나를 다시금 떠올려줬으면 좋겠다. 그 장르가 멜로였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했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다. '꾸준히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신뢰감을 주고 계속 사랑 받는 배우가 되길 원한다. 20주년 의미와 무게감이 감사해서 앞으로 더 이어갈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멋모르고 했을 때는 도전적이었고, 주어진 것만 하더라도 감사해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주목도와 책임감이 부담될 때가 많다. 배우로서 숙명인데, 그 이상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다. 여태까지 쌓아온 걸 차치하고 계속 도전하고 싶다.
그렇게 해나가고 있고, 에너지가 왕성한 모습을 계속 증폭시키고 싶다. 지금 나의 필모그래피를 봤을 때 프라임 타임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났을 때 고점이 아니라 계속 상승하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지?'라는 궁금증과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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