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쓴 소설 '어린왕자'(1943)의 여우가 한 말이다. 그룹 '엔시티 위시(NCT WISH)'가 14일 오후 6시 발매하는 두 번째 미니앨범 '팝팝(poppop)'을 지배하는 정서이기도 하다.
작사가 이앵두(153/Joombas)가 노랫말을 붙인 여섯 번째 트랙 '만약 네가 4시에 온다면'은 제목부터 명확히 '어린왕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고백에 성공해 마침내 사귀기 시작한 두 주인공의 풋풋한 스토리를 담은 일종의 연작인 '팝팝'과 '멜트 인사이드 마이 포켓(Melt Inside My Pocket)'은 '어린왕자'의 Z세대적인 주석이다.
두 곡 모두 작사가 겸 작곡가 켄지가 노랫말을 붙였는데, 첫사랑의 풋풋함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 설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이태원에서 만난 NCT 멤버 시온, 유우시, 리쿠, 사쿠야, 료, 재희와 팬덤 '시즈니'의 사이를 은유한다.
재희는 "시즈니와 처음 만났을 때 어색하고 긴장도 많이 했었는데 이제 서로에게 편해졌다"면서 "시즈니 분들한테 저희 모습을 숨기지 않거든요. 저희를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는 측면에서 길들여졌다는 표현을 쓸 수 있지 않나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투어하면서 함성 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그 함성 소리 듣는 게 기분이 진짜 좋거든요. 여기에 길들여져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소리 작아지면 아쉬울 거 같아요."(시온)

그런 시즈니에게 이번 앨범 수록곡 '1000'에 담긴 마음을 오롯이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종이학 1000마리를 접겠다는 마음을 녹였다. 사실 고백을 위해 종이학 1000마리를 접는 건 요즘 세대에겐 전설처럼 전해오는 얘기이긴 하다. 멤버들 역시 들어만 봤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1000마리의 학을 접고 그걸 소중하게 전해주는 마음이 귀엽고 설레요. 저희도 천 마리의 학을 접는 것 같은 정성으로 시즈니를 대하고 싶다"(재희)고 했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25회 공연하는 NCT 위시는 향후 공연 목표 장소가 도쿄돔이었는데, 이젠 스타디움으로 변경될 정도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공식 데뷔 1년을 갓 넘긴 이들은 데뷔 초에 찾지 못하던 카메라 위치도 이제 여유 있게 파악하고 리더 시온이 짚어주는 디테일도 다른 멤버들이 빠르게 간파한다. 한국인 멤버 시온, 재희를 제외한 다른 네 일본인 멤버들의 한국어 실력도 부쩍 늘었다.

"퍼포먼스적인 부분에서 NCT 형들은 확실히 멋있어요. 힙합적인 느낌이 많이 살아있죠. 저희도 그런 퍼포먼스적인 측면의 유산은 잘 이어 받고 싶어요. 네오함에 저희의 청량한 느낌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건 저희 몫이죠."(시온)
그럼에도 NCT 위시가 가장 NCT 위시다워지는 건 시즈니를 만날 때다.
연습생 시절의 이들은 여우를 만나기 전 어린 왕자와 같지 않았을까. 지금은 타자와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가며, '팝팝'의 노랫말처럼 사랑에 빠진 순간 세상이 애니메이션처럼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는 걸 깨달아나가고 있다. 자신이 어느 별에 있는 꽃을 좋아하게 되면, 밤에 하늘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달콤해진다고 말한 성장한 어린왕자처럼.
"많은 분들이 저희를 이렇게 좋아해주신다는 게 처음엔 안 믿겼어요. 그 마음들이 계속 느껴져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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