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쓴 노숙인이 흉기를…" 7분 만에 뛰어간 경찰, 참사 막았다

입력 2025.04.11 08:21수정 2025.04.11 08:35
"헬멧 쓴 노숙인이 흉기를…" 7분 만에 뛰어간 경찰, 참사 막았다
지난달 7일 서울시 중구 충무로에서 경찰이 길거리에서 흉기를 들고 위협한 남성을 현행범 체포하고 있다. 2025.03.07/(충무파출소 제공)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헬멧 쓴 노숙인이 들어와서 흉기를 가져갔어요!"

지난달 7일 오후 4시 20분쯤 충무파출소의 서진규(가명) 경감은 신고 내용을 듣자마자 '보통 상황이 아니다'라고 직감했다.

서둘러 방검복과 방검장갑을 챙긴 그는 1차 신고가 들어온 곳으로 뛰기 시작했다. "영업시간 전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혼자 있는 가게에서 헬멧을 쓴 남성이 흉기를 가져갔다"는 신고에 순찰을 돌던 경찰 3명도 경찰차를 타고 현장으로 직행했다.

서 경감이 파출소에서 충무로역 4번 출구를 거쳐 7번 출구로 나가려던 찰나 2차 신고가 들어 왔다. 이번에는 "군복을 입은 헬멧 쓴 남자가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흉기로 위협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1차 신고와 비슷한 인상착의 정보에 '동일범이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마터면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서 경감은 다리를 보채며 1·2차 신고를 토대로 용의자의 도주 경로를 특정했다. 시민 통제·채증·검거·용의자 설득 등 현장에서 어떻게 업무를 나눌지 구체적인 지시도 이뤄졌다.

용의자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출동 후 7분이 지났을 때였다. 30m 앞, 20m 앞. 거리를 좁혀가는 사이 외국인 2명과 마주 보고 선 용의자의 오른손에 들린 날카로운 흉기가 보였다.

무동기성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지만 이후에는 계획대로였다. 서 경감은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팀원들과 함께 흉기를 무사히 압수했다. 1차 신고에서 최종 검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2분이었다.


그는 용의자를 붙잡은 순간을 떠올리며 담담한 어조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며 "현장에 빨리 나와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해 준 후배들과 지원 나온 지원 경력에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서 경감은 "흉기를 든 사람을 목격한 경우 접근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며 "이미 마주친 경우라면 무조건 현장을 벗어나 피신한 후 112 신고로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장소를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부경찰서는 용의자를 입건한 후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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