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쓰레기로 버리는 그런 것들을 보내줬어요. 진짜 눈물이 나고 속이 상해요."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영남 지역을 휩쓴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손길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구호품으로 쓸 수 없는 물건들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착불로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최근 청송 국민체육센터로 기부 물품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재민에게 당장 필요한 옷부터 김치와 휴지 등 종류도 다양했다.
하지만 차마 사용하기 힘든 물품들도 많았다. 옷들은 낡아 해지거나 보풀이 펴 있고, 이불은 먼지가 가득 묻어있었다.
국자는 까만 기름때로 가득하고, 프라이팬은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도 없다.
이재민들은 "도와주는 마음은 좋은데 우리가 뭐 거지도 아니고..."라며 씁쓸해했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 이후 청송군으로 모인 구호품 가운데 지금까지 못 쓰고 버려진 양만 무려 11톤, 처리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이런 가운데 청송군의 한 비영리단체 앞으로 헌 옷 상자들이 착불로 배송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리는 그런 것들을 보내줬다. 진짜 눈물이 나고 속이 상한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로 피해를 입은 다른 지역 주민 대피소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9년 강원도 대형 산불 당시에도 기부된 헌 옷 53톤 가운데 30톤이 버려지기도 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