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광양항 연안에서 발견됐다가 먼바다로 떠난 대형고래가 하루 만에 다시 돌아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8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대형고래는 지난 4일 오전 광양항 연안에서 처음 발견돼 닷새째 인근 연안을 유유히 떠다니고 있다.
이 고래는 향유고래로 몸길이가 15m로 추정된다. 해경은 첫 발견 당시 연안구조정 등을 급파하고 고래를 넓은 바다로 유도해 4시간 만에 돌려보냈다.
그러나 이 고래는 당일 오후 6시쯤 5㎞ 떨어진 곳에서 해경 순찰 중에 또다시 목격됐다.
재출현 이후 1~2㎞ 반경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가 전날 오전부터 수심 5m 연안에서 등 부위 4m가량을 내민 채 가만히 있다는 게 해경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경은 전문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과 협의해 고래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고래가 몸에 이상이 있는지 해저면에 배 부위가 바짝 붙어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
고래가 워낙 커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인근 선박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등 현장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고래연구소 측은 고래를 유도해 자연적으로 돌려보내는 게 가장 일반적이지만, 광양항 해저 지형이 들쭉날쭉하고 고래가 움직임이 없는 것을 고려할 때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며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관계자는 "향유고래가 서해나 동해에서 좌초·표류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얕은 연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광양만 일대가 수심이 얕고 바다 밑 폭도 좁아 이 개체를 어떻게 돌려보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볼 땐 탈진 등 몸이 정상적인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인력과 장비 등 투입하는 건 안전사고 문제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유고래는 이빨고래 중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가 15~20m, 몸무게는 수십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파에 산소를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 한 시간 정도 물속에서 견딜 수 있으며 수심 2200m 심해까지 내려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