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존중하지만, 시합 못해"…무릎 꿇은 女선수, 무슨 일?

입력 2025.04.07 08:41수정 2025.04.07 08:45
"당신은 존중하지만, 시합 못해"…무릎 꿇은 女선수, 무슨 일?
지난달 30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펜싱 토너먼트 대회 여자 경기에서 스테파니 터너(31)가 경기를 앞두고 무릎을 꿇는 모습./뉴욕포스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여성 펜싱 선수가 성전환(트랜스젠더) 선수와의 대결을 앞두고 무릎을 꿇으며 대결을 거부해 실격 처리됐다.

7일 미국 CNN 방송,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펜싱 토너먼트 대회 여자 경기에 참가한 스테파니 터너(31)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머리 보호구를 벗고 무릎을 꿇었다. 이어 심판에게 경기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가 맞대결할 상대는 레드먼드 설리번으로 지난해 와그너 칼리지 남자팀에서 여자팀으로 전향한 성전환 선수다. 결국 터너는 경기 거부로 '블랙카드'를 받아 실격 처리됐다.

터너는 폭스뉴스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며 "미안하지만, 경기를 할 수 없다. 나는 여성이고, 상대는 남성인데 이 대회는 여성 토너먼트다. 심판에서 '상대 선수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터너는 또한 "상대 선수였던 설리번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당신과 펜싱을 하진 않겠다. 미안하다' 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판은 이러한 행동을 비신사적인 행위이자 규정 위반으로 판단해 터너에게 '블랙카드'를 부여했고, 그는 실격 처리됐다. 펜싱 규정상 블랙카드를 받으면 대회에서 퇴출당한다.

이후 경기를 포기한 터너를 실격 처리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테니스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여성 펜싱 선수가 트랜스젠더 상대와 경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아직도 이게 공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냐"고 비판했다.

전 NCAA 펜싱 선수 줄리아나 페셀리는 "나도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남성과 경쟁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며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우리의 자리와 미래를 빼앗아 갔다. 이러한 불의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여성들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펜싱협회는 터너의 실격에 대해 "개인적 발언과는 관련이 없다"며 "그가 자격을 갖춘 상대와의 경기를 거부한 데 대해서 제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서 "펜서는 어떤 이유로든 다른 정식 펜서와의 경기를 거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펜싱협회는 2023년 현재의 트랜스젠더 선수 관련 정책을 제정했으며 이는 '모든 사람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설리번은 지난해 와그너 칼리지 남자팀에서 여자팀으로 전향한 트랜스젠더 선수로, 협회 규정에 따라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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