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문소리 "남편 장준환 '애순바라기' 관식닮아" ①

입력 2025.04.02 15:01수정 2025.04.02 15:01
'폭싹' 문소리 "남편 장준환 '애순바라기' 관식닮아" [N인터뷰]①
배우 문소리 /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제공


'폭싹' 문소리 "남편 장준환 '애순바라기' 관식닮아" [N인터뷰]①
배우 문소리 /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폭싹 속았수다' 배우 문소리가 극중 남편인 관식을 보며 실제 남편인 장준환 감독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연출 김원석)의 주연 문소리는 2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달 28일 최종화를 공개하며 막을 내린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다. 문소리는 소녀 애순을 연기한 아이유의 바통을 이어받아 중장년의 애순을 연기했다. 문학소녀의 꿈을 뒤로하고 가족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삶을 그리며 안방극장에 짙은 감동을 전달했다.

문소리는 배우로서 오랜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눈물을 쏟게 한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집안의 기대를 받았던 똑소리 나는 딸이자, 딸 하나를 키우는 엄마이자, 또 아내이자, 그리고 '문소리'로서 '폭싹 속았수다'가 그린 삶의 여러 색깔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문소리가 함께 한 애순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애순의 삶을 연기한 소감은.

▶질문을 받으니까 갑자기 울컥한다. 정말 애순의 일생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다. 죽음을 앞두고 삶이 다 지나간다던데 그런 느낌이 이럴까 싶다. 후회없이 열심히 살았고 주변에 너무 좋은 사람과 살아서 행복했다. 그 거센 바람과 추위에도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애순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남편 관식(박해준 분)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비현실적인 남편이라는 반응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박해준 씨 리듬과 저희 남편(장준환 감독)의 리듬이 조금 비슷하다. 성격은 조금 다른데 말도 천천히 하고 뭐라고 해야 할까, 주파수가 약간 비슷하달까. 박해준 씨도 '화이'를 통해서 저희 남편과 잘 알고 있다. 관식이는 늘 '애순이가 최고다'라고 하는데 그런 면이 비슷하다. 그래도 남편이 실제 관식이라고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분이 노력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웃음) 나는 그냥 (남편에게서) 관식이 같은 면을 찾으려고 한 것 같다. (사별 신은) 이 사람(장준환)이랑 헤어지면 이런 마음이려나 그런 마음이 생겨서 대입하게 되더라.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어떤 사람은 제가 딸한테 쩔쩔매는 매는 모습이 낯설다고 하더라. 강한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은데 이번 애순은 또 새롭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저를 가까이서 지켜본 친구들은 평소 모습이 많이 나온다고 하고. 여러 모습이 섞여 있을 것 같다. 내가 무의식중에 딸 먹이고 뒤쫓아 다니면서 잔소리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를 꼽자면.

▶'수많은 날이 봄이었더라' 지금 봄이 와서 그런가, 나이 들어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싶다. 우리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다. 박해준과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신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원래 리허설 때는 잘 안 울려고 하는데 이 작품은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컷'해도 이불이 젖도록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나문희 선생님이 '한규 딸 왔다'고 저를 딱 바라보시는데 리허설에서도 너무 눈물이 나서 '어떡하지' 싶었다. 리허설 때도 눈물이 쏟아졌다. 이후 선생님이 '왜 문소리 문소리 하는지 알겠네' 하시는데 정말 금메달 딴 기분이었다.

-애순이 금명의 상견례에서 '너무 귀해서 집안일은 안 가르쳤다'고 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나.

▶저도 남동생이 있는데 제 동생이 일찍 결혼해서 저와 멀지 않은 시기에 상견례를 했다. 제 상견례와 제 동생 상견례 때 저희 엄마 태도가 너무 명확하게 비교가 되더라. (웃음) 그때는 너무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작품 찍으면서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저는 늘 말을 잘 듣는 딸이었고 남동생은 종종 사고를 치는 동생이었다. 상견례 자리에서만 보면 쟤(동생)가 엄마의 프라이드였나? 싶었고 저는 부족한 딸이었나? 싶더라. 딸 가진 부모가 아직 한국에서는 그런 것 같았다. 애순이가 '아직 안 가르쳤다'고 말하는 것도 혹시나 결혼에 영향이 있을까봐 당당하게 말도 못 하고 염소처럼 떨면서 겨우 그 한마디를 한 거다.

-극 중 금명이가 결혼과 일 양립하는 문제를 두고 영범의 가족과 갈등하는데 실제로 문소리 씨는 어떤 고민을 했는지.

▶우리 엄마가 애순이랑 비슷한 나이다. 엄마 친구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분이 '너는 나처럼 집안일하고 살지 말고 네 일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더라. 애순이처럼 '상을 엎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신 거다. 결혼하더라도 자기 일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 저희 엄마도 그렇게 키우셨다.
결혼하든 안 하든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남녀) 똑같이 대학 나왔는데 결혼한다고 끝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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