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집이 아닌 곳에서 대변을 보는 것이 부끄러워 참는 사람들이 있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봐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변을 오래 참는 일이 계속되면 장에 구멍이 뚫리고 실신까지 할 수 있다.
대변을 참는 습관은 ‘변비’의 지름길이다. 대장의 신호를 무시하고 참으면 대장에 남아있던 대변이 수분을 더 빼앗기면서 밖으로 배출되기 어려운 딱딱한 상태가 된다.
대장에서 느껴지는 변의를 계속해서 무시하게 되면 대장도 점점 신호를 늦추는데 그 결과 변이 쌓여 장이 늘어나는 현상까지 초래한다. 이렇게 늘어난 장은 우리 몸에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여성의 경우 대변이 축적돼 늘어난 장은 난소나 자궁을 자극해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고령층은 장이 늘어나면 ‘장 꼬임’이 나타날 수 있다. 장 꼬임은 배변과 가스가 장내 축적돼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장 꼬임 증상이 주로 발생하는 부위는 대변이 잘 모이는 S상 결장인데, S상 결장은 결장의 끝부분을 이른다. 장 꼬임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구토 등이다.
‘똥으로 알아보는 당신’의 저자 알리슨 첸 박사는 ”어쩔 수 없어 간혹 배변을 참는 건 괜찮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건 절대로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변비 등의 이유로 대변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면 단단하고 마른 대변이 직장 속에 가득 차게 된다. 이렇게 배출이 되지 않는 변은 직장이나 대장에 쌓여 돌처럼 단단히 굳은 상태인 ‘분변 매복’이 생길 수 있다. 분변 매복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과 팽만감, 구역질이 유발될 수 있으며, 과하게 쌓이면 단단한 대변이 장벽을 찢어 ‘장천공(장에 생기는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장천공이 생겼을 때 즉시 치료받지 않으면 복강으로 대변이 유출돼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대변을 오래 참으면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할 수 있다. 대변을 참으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교감신경의 활동을 낮추기 위해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작동한다. 이때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지면서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실신할 수 있다. 다리를 꼬거나 양손 주먹을 서로 미는 동작으로 혈압을 낮춰 미주신경이 오작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변 신호가 느껴질 때 바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하루 적어도 1.5L 이상의 물을 마시면 변이 조금 더 잘 배출될 수 있고, 식습관 역시 변비에 영향을 미치기에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다만, 카페인이나 청량음료는 대변의 수분을 빼앗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변비의 대표적인 원인은 부족한 신체활동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