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WC)가 체질량지수(BMI)보다 비만 관련 암 발병에 더 강력한 위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유럽비만연구협회(EASO)가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비만 관련 암의 경우 허리둘레가 BMI보다 더 강력한 위험 지표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룬드대 요제프 프리츠 교수팀은 스웨덴 주민 33만9190명(평균 연령 51.5세)이 1981~2019년 측정한 BMI 및 허리둘레 데이터와 스웨덴 국립 암 등록부 기록을 통해 BMI 및 허리둘레와 남녀 비만 관련 암 위험 간 연관성을 평균 14년간 추적 조사했다.
비만 관련 암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비만 관련성을 인정한 식도(선암)·위·결장·직장·간·간내담관·담낭·췌장·유방·자궁내막·난소·신세포암·수막종·갑상선·다발성 골수종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나이, 흡연 습관, 교육 수준, 소득, 출생 국가, 결혼 여부 등의 영향을 고려해 남녀 비만 관련 암에 대한 허리둘레 및 BMI의 상대적 위험도를 계산했으며, BMI와 허리둘레가 1표준편차(1SD)만큼 증가할 때 남성과 여성의 비만 관련 암 발병 위험 차이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BMI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1SD는 각각 3.7㎏/㎡, 4.3㎏/㎡이었고, 허리둘레의 1SD는 남성 10.8㎝, 여성 11.8㎝로 나타났다.
14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발생한 비만 관련 암은 모두 1만8185건으로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1SD(10.8㎝) 증가하면 비만 관련 암 위험이 25% 높아졌다. 이에 비해 BMI가 1SD(3.8 ㎏/㎡) 증가하면 암 발병 위험은 19%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허리둘레와 BMI 모두 비만 암 위험과의 연관성이 남성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BMI와 허리둘레가 각각 1SD(4.3㎏/㎡, 11.8㎝) 증가할 때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이 13% 증가했다.
연구팀은 "BMI는 지방 분포 정보는 제공하지 않지만 허리둘레는 복부 지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복부 장기 주변의 내장 지방은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BMI가 비슷해도 지방 분포 차이로 인한 암 발병 위험이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남성은 내장 주변에 지방을 많이 저장하고 여성은 보통 피하 등에 지방을 많이 축적한다"며 "허리둘레는 여성보다 남성의 내장지방을 더 정확히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한 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는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비만 관련 암에 대해 BMI보다 더 많은 위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향후 연구에서 더 정확한 체지방 측정치와 잠재적 교란 요인을 통합해 체지방 분포와 암 위험 간 관계를 더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11~14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EASO 유럽 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 국립암연구소 저널(JNCI)에 게재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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