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성장기 섭취한 음식이 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장기에 설탕이 들어간 단 음식을 많이 먹을 경우, 혈중 성장 호르몬 농도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낮아진다는 내용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아이들이 과자를 마음껏 먹도록 할 경우 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보도하며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을 저해하는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말한 대만의 소아내분비과 전문의 왕루팅의 발언을 소개했다.
왕루팅은 학술지 '신경내분비학(Neuro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인체가 설탕을 섭취하면 약 2~3시간 동안 일시적으로 혈중 성장 호르몬 농도가 감소한다고 전했다.
이는 독일에서 제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197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이 연구에서 당화혈색소(HbA1c)가 높은 그룹의 경우 최종 성인 신장은 예상치에 비해 평균 약 3㎝에서 최대 6.4㎝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루팅은 "아이에게 ㎏당 1.75g의 포도당을 경구 복용하게 하고, 특정 시간 내에 혈액을 채취해 검사했을 때 당분 섭취 후 2~3시간 안에 성장호르몬 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져 거의 감지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 "단 것을 좋아하는 어린이는 인슐린 농도가 조기에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의 생체 이용률을 촉진할 수 있다"라며 "이는 사춘기 진행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성조숙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왕루팅은 "과도한 인슐린은 성장 호르몬의 천적"이라며 "인슐린이 너무 많이 증가할 경우 성장 호르몬이 억제될 뿐만 아니라 성장판이 일찍 닫힐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4세 이상의 어린이의 경우, 연간 평균 4~6㎝가량 키가 자라며 사춘기에 접어든 후에는 8~14㎝까지 클 수 있다"라며 "1년에 4㎝ 미만으로 자라거나 신장 백분위 수가 3% 미만이면 내분비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