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대만의 한 걸그룹 출신 배우가 한국 여행 중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방문했다. 그러나 그가 직접 촬영한 사진과 집회에 대한 느낌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연합신문망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걸그룹 '헤이걸' 출신으로 배우와 모델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차오신(38)은 지난 17일 SNS에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집회를 방문했다며 여러 장의 사진과 글을 게재했다.
황씨는 "처음으로 한국의 민주 집회 현장을 경험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면서 "초대형 야유회와 다를 바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자와 푸드트럭도 있었고, 온갖 먹을거리들이 모두 공짜였다"며 "내가 외국인인 걸 아는데도 사람들은 친절하게 나에게 말을 걸고 '많이 먹으라'고 했다. 또 먹고 난 쓰레기는 자발적으로 수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씨는 "한국인들의 단결력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라며 한국어로 '고마워요'라고 함께 적어뒀다.

해당 글과 함께 그가 광화문 집회에서 떡볶이와 핫도그 등을 먹는 사진, 먹거리를 나눠주는 시민 등을 찍은 사진 여러 장을 공유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경솔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웃 국가의 정치 상황을 외국인의 시선에서 '야유회'라는 등 가볍게 소비하고 풀이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거세게 일자, 황씨는 "신중하지 못했다"라며 논란의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황씨는 18일 재차 게시물을 올려 당시 상황을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의도적으로 집회에 들른 것이 아닌, 카페에 가는 길에 우연히 집회 현장을 지나게 됐다고 해명하면서 "대만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관광객으로서 모든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적었다.
황씨는 "카페에 들른 뒤 돌아오는 길에 본 광화문 광장은 시위가 끝난 뒤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돼 있었다"라며 "이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자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도 "외국인으로서 한국 정치적 입장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민주국가의 대규모 집회가 광화문뿐 아니라 관광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며 "이런 곳을 지나는 다른 많은 외국인 관광객도 이 장면을 촬영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한국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장소"라며 "'다음에도 서울 여행을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 현지 누리꾼들은 해명 글에도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면 대신 사과하겠다", "이 집회가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공유하냐", "대만 사람이 다 이렇지 않다. 요즘 비슷한 일을 겪고 있어서 무슨 느낌인지 잘 안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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