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보 기자 = 코미디언 박준형이 '개그콘서트' 전성기 시절에 대해 이야기했다.
1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방송인 박명수가 KBS 코미디언 신입 공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날 '개그콘서트' 김상미, 이재현 PD는 KBS 대기실로 박명수를 불렀다. 김상미 PD는 박명수에게 "오빠 꼭 와주셔야 한다, 저희가 드디어 신입 공채를 뽑는데 심사위원을 맡아달라"고 말했다. 박명수는 처음에는 "무대에서 보시지 않았냐, 저는 엉망이다"라며 거절했지만, 김상미 PD가 부장으로 승진했다는 사실을 듣고 "부장이 국장 되는 거 아니냐, 그럼 무조건 시간 된다, 매의 눈으로 잘 뽑아보겠다"라고 입장을 바꿔 웃음을 줬다.
박명수는 심사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준형을 만났다. 박준형은 박명수에게 "형 MBC 4기지 않냐, 어떻게 붙었냐"고 물었고 박명수는 "나도 모르겠다, 91년에 KBS 공채 시험을 봤는데 안 뽑더라, 팬터마임을 했는데 내가 멍청하게 한마디도 안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BC에서는 서세원, 이승철 성대모사 해서 붙었다"라고 덧붙였다. 박준형은 "나는 여덟 번 떨어졌다, 이게 포기하기 힘든 게 최종 50인까지는 한 번도 안 빠지고 다 붙었지만 항상 10명 안에 못 들었다"라고 말했다. 최종 합격하게 된 사연에 대해서는 "마지막 시험이 지정 연기인데 주제가 '로보캅'이었다, 다들 '윙 치킨'을 했는데 다르게 하고 싶었다, 주유소에서 주유 총을 빌리고 래커를 산 뒤 몸에 칠했다, 면접장에서 '마이 네임 이즈 주유캅'했더니 붙었다"라고 전했다.
박준형은 과거 KBS 코미디언 공채 심사위원 경험에 대해 털어놨다. 박준형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심사위원을 했다면서 "가장 큰 충격은 문 열고 오지헌 들어올 때였다, 문 열고 웃었는데 끝났다, 저런 놀라운 분이 계시다니 싶었다"라고 말했다. 박명수가 오지헌 같은 비주얼 코미디언의 예시를 묻자 박준형은 "제 다음 기수가 김영철이었다, 이후 정종철, 박휘순"이라고 말해 패널들을 폭소케 했다. 박준형은 "늘 항상 개그의 왕국을 꿈꿨다"라며 "연기로 유명했던 코미디언도 있다, 강유미, 안영미, 지금 가장 핫한 친구는 이수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되돌아보며 유명 코너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명수는 박준형에게 "아직도 갈리냐"라며 무를 건넸다. 박준형은 "무를 주세요"라고 말하더니 곧바로 앞니로 무를 갈며 24년 만에 '갈갈이' 시절을 재현했다.
후배 신윤승은 "정말 궁금했던 게 당시 수입이 어마어마하셨다던데"라고 묻자 박준형은 "한 달에 3억 원 벌었다, '마빡이' 때는 어느 정도 인기였냐면 하루에 서울, 울산, 광주, 제주로 비행기를 탄 적도 있고 5월 1일에 나가서 5월 8일에 들어온 적도 있다"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그러면서 "'개그콘서트'가 대박 날 때 MBC '개그야', SBS '웃찾사'도 잘 되면서 방송 3사가 (개그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20%를 다 넘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