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서다희 인턴 기자 = "장인어른이 제 영화 중 처음으로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배우 이병헌은 7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시대를 알고, 등장인물을 아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어떤 영화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훈현 국수는 따로 얘기할 필요도 없을 만큼 바둑의 레전드이다. 세계 대회에서 우리나라 바둑기사 최초로 우승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진 분이다. 그런 분을 연기할 생각에 설렜다"고 했다.
'승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바둑기사 조훈현·이창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와 대결에서 패한 뒤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병헌이 조훈현을,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를 연기했다.

김형주 감독은 "시나리오 첫 줄 쓰기 전부터 이병헌 선배님이 해야된다고 생각했다"며 "내일은 사랑(1992), 폴리스(1994), 아스팔트 사나이(1995) 때부터 팬이었다. 조훈현은 감정의 진폭이 큰데 연기적으로도 보법이 남다른 이병헌이 해야된다고 생각했고, 제작사에서도 이견 없었다"고 했다. 이병헌도 "바둑에 대해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찾아봤다. 이후 단번에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이병헌은 조훈현 특유의 2:8 가르마도 소화했다.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2:8이 아니라 10:0이라도 했을 것"이라며 "캐릭터를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최대치를 찾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가르마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 촬영 전에 조훈현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국수님을 만나서 경기 당시 말투나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며 "술을 한 두 잔 마시면서 깊이 있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사를 쓰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만큼 승부욕이나 본인의 생각이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이병헌은 조훈현이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사소한 행동까지 모사하려 했다. "조훈현 국수는 다리를 의자에 올리거나 떠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며 "그런 행동도 심리와 연관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계속 따라 하려 했다. 입을 '호' 하는 모습도 계속 따라 해 습관을 들였다"고 말했다.


'승부'는 당초 온라인스트리밍플랫폼(OTT)을 통해 2023년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그 해 2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공개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후 OTT가 아닌 극장 개봉으로 방향을 틀어 관객을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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