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조훈현 국수 다리 떠는 것까지 따라 했어요"

입력 2025.03.07 15:53수정 2025.03.07 15:53
7일 오전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 열려 조훈현·이창호 맞대결 실화 그린 작품 이병헌이 조훈현, 유아인 이창호 맡아 "바독 전혀 몰라…조훈현 단번에 결정" "조훈현 행동 모사…그분 심리 이해해" "처음부터 이병헌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병헌 "조훈현 국수 다리 떠는 것까지 따라 했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이병헌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3.0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서다희 인턴 기자 = "장인어른이 제 영화 중 처음으로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배우 이병헌은 7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 시대를 알고, 등장인물을 아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어떤 영화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훈현 국수는 따로 얘기할 필요도 없을 만큼 바둑의 레전드이다. 세계 대회에서 우리나라 바둑기사 최초로 우승한 역사적인 기록을 가진 분이다. 그런 분을 연기할 생각에 설렜다"고 했다.

'승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바둑기사 조훈현·이창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훈현이 제자 이창호와 대결에서 패한 뒤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병헌이 조훈현을, 배우 유아인이 이창호를 연기했다.

이병헌 "조훈현 국수 다리 떠는 것까지 따라 했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이병헌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3.07. jini@newsis.com

김형주 감독은 "시나리오 첫 줄 쓰기 전부터 이병헌 선배님이 해야된다고 생각했다"며 "내일은 사랑(1992), 폴리스(1994), 아스팔트 사나이(1995) 때부터 팬이었다. 조훈현은 감정의 진폭이 큰데 연기적으로도 보법이 남다른 이병헌이 해야된다고 생각했고, 제작사에서도 이견 없었다"고 했다. 이병헌도 "바둑에 대해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었지만 시나리오를 보고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찾아봤다. 이후 단번에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이병헌은 조훈현 특유의 2:8 가르마도 소화했다.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2:8이 아니라 10:0이라도 했을 것"이라며 "캐릭터를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최대치를 찾는 게 목표였다. 그래서 가르마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영화 촬영 전에 조훈현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국수님을 만나서 경기 당시 말투나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며 "술을 한 두 잔 마시면서 깊이 있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사를 쓰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만큼 승부욕이나 본인의 생각이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이병헌은 조훈현이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사소한 행동까지 모사하려 했다. "조훈현 국수는 다리를 의자에 올리거나 떠는 자세를 많이 취한다"며 "그런 행동도 심리와 연관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계속 따라 하려 했다. 입을 '호' 하는 모습도 계속 따라 해 습관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병헌 "조훈현 국수 다리 떠는 것까지 따라 했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조우진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3.07. jini@newsis.com
배우 조우진은 영화 '내부자들'(2015)에 이어 이병헌과 함께 연기했다. "병헌이형이 출연한다는 말에 시나리오를 읽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며 "이 분 눈만 보면 몰입감이 생길 정도로 잘 인도하고 도와주신다. 어떤 장면에서는 사소한 장면인데 모든 감정을 담아낸다고 생각해서 감탄했다"고 했다. 다만 이병헌은 "이상하게 조우진만 앞에 있으면 괜히 손목을 만지게 되고, 발목은 괜찮나 만져보고, 제가 작아지는 느낌이다"라며 "처음 '내부자들' 때 만남이 강렬해서인지 편하지만은 않았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 "조훈현 국수 다리 떠는 것까지 따라 했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고창석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3.07. jini@newsis.com
배우 고창석은 "이병헌이 진짜, 진짜 잘한다"라며 영화의 관전 포인트를 호소하기도 했다. "가까이서 이병헌 연기보는 건 처음이었다. 촬영장에서 보던 이병헌의 모습이 제가 어릴 때 아버지와 조훈현 바둑두는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역시 이병헌이다"라고 했다. 배우 문정희는 "(이병헌이) 선배라서 어려웠는데 부부니까 몸도 가까이 가야 했다. 그럴 때 편하게 대해주셔서 마음이 녹았다. 슛이 들어갔을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컷하면 부담스러웠다"며 웃었다.

'승부'는 당초 온라인스트리밍플랫폼(OTT)을 통해 2023년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그 해 2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공개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후 OTT가 아닌 극장 개봉으로 방향을 틀어 관객을 만나게 됐다.
유아인은 프로포폴과 대마 등 마약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법정 구속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달 18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아 풀려났다. 검찰은 유아인이 집행유예를 받자 대법원에 항고했다.

이병헌 "조훈현 국수 다리 떠는 것까지 따라 했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고창석(왼쪽부터), 현봉식, 이병헌, 문정희, 조우진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3.07. jin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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