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마에 굵은 펜으로 ‘검은 십자가’를 그린 채 뉴스에 '깜짝' 출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보수성향 언론인 숀 해너티가 진행하는 뉴스에 출연했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연결된 영상으로 출연한 루비오 장관은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린 상태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과 중동에서 고조되는 위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의회 연설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리스 현지 매체인 그릭시티타임즈는 루비오 장관의 십자가가 교회력 절기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과 관련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에서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있는 날이다.
많은 신자들은 이날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이마에 바르고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부활절 전까지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사순절의 의미를 생각한다.
루비오 장관이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건 이미 알려져 있지만,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린 채 뉴스에 출연한 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 중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주는 ‘데우스 불트’(Deus Vult·하나님의 뜻)라는 문구를 문신으로 몸에 새긴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해당 문구는 중세 십자군 전쟁을 시작할 때 사용된 구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루비오 장관이 공개적으로 신앙을 표현한 걸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의 수장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표현했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었지만, 중동 전쟁 위기를 떠올리며 "'종교 전쟁'을 조장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의 글도 있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이날 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걸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갈등을 종식시키려고 하는 대통령을 갖게 됐으니 축복”이라고 했다.
또 “종전은 러시아 국민, 우크라이나 국민, 미국 국민뿐만 아니라 유럽 동맹국에게도 이로운 일이 될 것”이라며 “지구상에서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뿐”이라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