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점심 한 끼 가격이 1만 원을 넘어가면서 소비자들의 식사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이 지속되자 가성비를 고려한 대체 식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식사 대용 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제과·베이커리 등 식품업계가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의 런치빵 시리즈는 출시 2주 만에 5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기존 조리빵류 제품의 동기간 판매량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런치빵은 1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에 포만감을 제공해 물가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직장인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 먹으면 기본 1만 원이 넘는다. 한 달이면 식비 부담이 너무 커져서 최근에는 간편식을 사서 사무실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간편식 시장은 단순히 저렴한 대체식에서 벗어나 '건강까지 고려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건강한 대체 탄수화물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유산균 쌀빵 라인업을 확대했다. 기존 모닝롤·바게트·크루아상 제품군에 새로운 제품을 추가하며 건강한 빵을 강조했다. 밀가루보다 소화가 잘되는 쌀을 사용해 속 편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과업계도 식사 대용 간편식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컴포트잇츠이너프'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통곡물과 단백질을 함유한 베이크드 쿠키·그래놀라바·큐브케이크 등 6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간식이 아닌 영양을 강화한 간편식으로 빠르고 건강한 한 끼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했다.
오리온도 일찌감치 간편 식사 대용식 브랜드 마켓오네이처의 단백질바와 그래놀라바 등을 선보이며 간편하면서도 영양을 고려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중이다.
이 같은 식사 대용 간편식은 바쁜 아침 식사나 이동 중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2030 직장인과 학생층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간편식이 보조식품 개념에 머물렀다면 외식 물가가 빠르게 치솟으면서 식사 대용 간편식은 이제는 하나의 식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실제 외식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지역 외식비는 냉면 1만 2038원, 비빔밥 1만 1231원, 김치찌개백반 8269원, 짜장면 7500원, 삼계탕 1만 7269원, 칼국수 9462원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현상에 간편식 시장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려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코히어런트 마켓 인사이트의 '식사대용식 시장 규모 및 마켓 셰어 분석: 성장 트렌드 및 2024~2031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식사 대용식 시장은 2024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140억 1000만 달러 규모였던 시장은 2031년 205억 2000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물가 속에서 한 끼 해결이 점점 부담이 되고 있다.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가성비가 좋은 식사 대용 제품을 찾게 된다"며 "앞으로 단순한 간식이 아닌 건강을 고려한 영양 강화형 간편식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