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음식은 '좋다' 또는 '나쁘다'가 없습니다. 음식은 '음식'입니다." 한 학부형이 자신의 딸이 학교에 가져갈 도시락 안에 넣은 쪽지 내용이다.
영국 현지 언론인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캐롤라인이라는 이름의 어머니가 3살 딸의 도시락 안에 이 같은 내용의 메모를 넣은 사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모의 수신인은 보육교사였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캐롤라인은 보육교사가 딸에게 '좋은 음식'을 먹고 난 뒤 '나쁜 음식'을 먹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해당 메모를 남겼다.
캐롤라인이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메모엔 "에블린은 원하는 순서대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며 "그녀의 음식은 '좋거나' '나쁘지' 않다. 그저 음식일 뿐"이라고 적혀 있다.
메모를 붙인 이유도 설명했다. 그녀는 "3살짜리 제 아이가 어제 보육원에서 돌아와 선생님이 '좋은'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나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며 "선생님은 자신이 원하는 순서대로 아이들이 식사를 하도록 허락했다. 샌드위치와 오이를 먹기 전에는 쿠키를 먹을 수 없도록 했다"고 적었다.
캐롤라인은 이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선생님의 시대에 뒤떨어진 지시에 다소 좌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 짓는 게 의미 없다는 점을 이해시키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당근이나 브로콜리만 먹으면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해 강한 근육을 키울 수 없다"거나 "닭고기만 먹는다면 몸은 하루 종일 달리고 놀기 같은 활동을 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할 것" 등이다.
그녀는 "우리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배우고 놀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영양소의 모든 조각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캐롤라인의 도시락 메모는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토론의 주제가 됐다.
한 부모는 "캐롤라인이 단호한 태도를 취한 걸 응원한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고 한 교사도 "아이들이 에너지를 얻는 음식을 최소한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음식이 좋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반대로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영양소 있는 음식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성장하도록 나는 '샌드위치를 먼저 먹으라'고 간청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학부모는 "선생님이 잔인하게 음식을 나누려고 한 게 아니라는 걸 확신한다. 그런 점에서 캐롤라인은 메모 대신 선생님과 대화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