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이 최근 분화를 시작한 가운데, 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 때문에 지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복수의 외신은 20일(현지시간)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는 장관을 눈으로 보기 위해 사진작가와 등산객 등 수천 명이 에트나 화산에 몰려들었다고 보도했다.
분화 시작한 에트나 화산, 왜 위험한가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은 2009년 대규모 분화를 기록한 뒤로 간헐적으로 소규모 분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8일 또다시 분화를 시작했다.
시칠리아섬 당국은 눈과 용암이 섞여 있는 에트나산에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트나 화산 표면에 쌓인 눈이 용암과 만나면 빠르게 녹으면서 고압 증기가 발생해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만들어지는 고압 증기는 바위와 용암을 원거리까지 날려버리는 거대한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용암으로부터 최소 500m 떨어지라고 권고하고 있다.
말 안 듣는 관광객들 때문에 당국 ‘골머리’
지역 당국은 계속해서 에트나 화산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용암에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경고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상에는 관광객들이 흘러내리는 용암 근처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최근에는 시뻘건 용암이 흘러내리고 화산 잔해가 떨어지는 장면을 배경으로 스키를 타는 영상까지 올라왔다.
당국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도로가 혼잡해져 구조대가 출동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칠리아 지역 시민보호국의 살보 코치나 국장은 최근 SNS에 "좁은 도로가 차들로 인해 붐비고 구조 차량이 통행할 수가 없다"라며 "어두워지면서 낙상 위험이 커지고 사람들이 눈 속으로 빠질 수도 있다"라고 호소했다.
인근 아드라노시의 파비오 만쿠소 시장은 "용암이 우리 관할까지 다다랐다"라며 "많은 사람이 이 자연 현상에 감탄하며 가까이 다가가려 하지만 이는 극히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