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준영이 '멜로무비' 속 홍시준과 자신의 접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새 시리즈 '멜로무비'(극본 이나은/연출 오충환) 주연 이준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돼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다. '그 해 우리는'(2021) 이나은 작가와 '닥터스'(2016)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호텔 델루나'(2019) '스타트업'(2020) '빅마우스'(2022) '무인도의 디바'(2023) 오충환 감독의 신작이다.
이준영은 천재라 자부하지만 현실은 무명 작곡가인 홍시준 역을 맡았다. 홍시준은 학창 시절부터 늘 자신을 믿어준 여자친구 손주아(전소니 분)와 연애 7주년에 갑작스럽게 이별 통보를 받게 된 후 5년 만에 작곡가와 시나리오 작가로 재회하게 되는 인물이다. 이준영은 손주아와의 재회, 그 후의 사연을 섬세한 연기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불렀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준영은 작품을 선택한 기준에 대해 "한 번이라도 살면서 느껴봤던 감정이 있는 캐릭터 위주로 선정한다"면서도 "물론 멜로 감정도 있지만 시준이에게 처해진 상황이 저에겐 조금 더 와닿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준영은 이어 "음악을 꾸준히 해오면서 성공에 대한 갈망과 자기비판 그런 것들이 옛날 제 모습과 많이 닮아 있어서 선택했다"며 "시준이를 보며 안쓰럽기도 했고 '나도 저랬는데' 하면서 보기도 했고 '시준이가 상처를 많이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이 다 나와 있는 상태였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뭔가 키를 주고 싶은, '이렇게 해봐'라고 얘기를 해주고 싶었던 캐릭터였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준영은 홍시준과 닮은 부분에 대해 "뭔가 하나 우직하게 하는 게 뭔가 그냥 저 같았다"며 "어떤 상황이 와도 포기하지 않는데 어쨌든 시준이도 12년 동안 음악을 한 것 아닌가,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붙잡고 늘어지는 게 그 모습이 저와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 유키스 출신인 이준영은 음악에 대해 고민했던 시절도 떠올렸다. 그는 "아이돌 시절 곡을 많이 만들어서 이렇게 회사에 내면 항상 X(엑스)였다"며 "'뭐가 문제지? 나한테는 이런 창작의 재능이 없는 건가?'라고 하면서 초반에 막 오기로 더 만들어냈고 잠도 안 잤다, 일주일에 4~5곡씩 내고 그랬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시준이를 처음 대본에서 봤을 때 그 감정에 지배돼서 보게 되더라"며 "현실적으로 한 번이라도 느낀 감정이다 보니 시준이가 끌렸다"고 덧붙였다.
이준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섬세하면서도 현실적인 연기를 보여준 데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항상 작품 끝나면 아쉬운 것 투성이어서 '이걸 갖고 또 다른 작품에 가면 더 뭔가 디벨롭해서 더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항상 하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디테일한 감정 표현 등을 세분화해서 준비하지 못했다는 게 아쉬웠다"고 설명을 더했다.
그럼에도 연기와 음악을 놓지 않았던 이유도 밝혔다. 이준영은 "그만둘까 생각했을 때도 대체할 수 있는 게 없더라"며 "이 일을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다 보니까 '이 일 말고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안 떠오르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이 일을 너무 사랑하니까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고 (팬들) 편지나 이런 게 진짜 힘이 많이 됐다"며 "'멀리서 응원한다'는 말이 너무 좋더라, 이 시간에도 나를 응원해 주고 있다는 게 책임감을 갖게 했고 그러면서 버텼던 것 같다, '지나가겠지' 하면서 이 꽉 깨물고 해보자 했다"고 전했다.
이준영은 '다작 배우'로도 꼽힌다. 그는 감독들이 계속해서 자신을 찾는 이유에 대해 "우직함이라고 생각한다"며 "크게 두각을 뭔가 나타내지는 않지만 그래도 맡은 바 최선을 열심히 다해서인 것 같다"고 말하며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그래도 저와 함께했던 분들이 또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시더라"고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현장 스태프분들이나 잘 모르는 감독님들도 '좋은 얘기 많이 들었다' 하실 때마다 '잘 살았다' 싶었다"며 "좋은 소문 덕에 지금까지 일을 열심히 잘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영은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며 "연기를 대하는 자세는 조금 더 긴장하고 조금 더 냉정하게 하려고 한다"고 진지하게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다시 태어나면 배우를 할 것인가 물어보면 고민 없이 '예'라고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스스로에 대해 칭찬해 주고 싶은 게 있냐는 질문에 그는 "데뷔하고 11년 동안 사고 안 친 건 잘했다"며 "그거 말고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뭔가 조금이라도 저를 인정하고 하는 순간 약간 교만해지기 쉬운 타입의 사람인 것 같다"고 성찰하며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될 것 같아서 조금 더 냉정하게 대하는 것 같다"고도 고백했다.
이준영은 향후 목표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편 '멜로무비'는 지난 14일 넷플릭스에서 10부작이 전편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