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아픈 할아버지 1년 동안 병원 따라다니고 받게 된 편지 한 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공무원 A씨 "지난여름 청각 장애를 가진 할아버지가 나를 찾아왔다"고 운을 뗐다.
당시 가족이나 친척이 없었던 할아버지는 암에 걸렸는데 대학 병원에서는 귀가 들리지 않아 진료 받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A씨는 "상담 당시에도 글로 써가며 어렵게 소통했고, 부탁할 곳은 여기뿐이라며 도움을 간곡히 청했다"면서 "외면할 수가 없던 나는 두 팔 걷어붙이고 1년간 할아버지에게 필요했던 모든 검사, 입원, 수술, 의사 면담까지 도맡아 할아버지의 눈과 귀와 손발이 돼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했지만 고령의 할아버지가 암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는지 결국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나에게 편지 한 장과 잘 익은 복숭아 한 박스를 주고 가셨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편지의 잉크가 바래져가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다시 돌아가더라도 난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또 생기더라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노인이 쓴 편지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선생님 배려에 감사하고 항시 잊지 않겠다. 선생님의 배려에 비하면 이 작은 선물은 미안할 따름"이라며 "그리 이해해 주시고, 저의 배려로 (복숭아를) 보내니 여러 직원들과 같이 맛있게 (드시고), 또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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