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이이담이 힘든 환경의 인물의 연기를 마무리하고 차기작에서 '해피'한 캐릭터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tvN과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을 통해 공개된 드라마 '원경'에서 활약한 이이담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원경'에서 이이담은 원경(차주영 분)의 몸종이었으나 왕의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된 채령으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하며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원경과 이방원(이현욱 분)의 갈등 사이에 놓이자, 생존을 위해 변화하는 인물을 깊이 있게 그렸다. 때로는 순진무구한 얼굴 뒤에 위태로운 야심을 감춘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야욕을 내려놓고 자기 삶에 순응하는 면모를 그리기도 했다.
<【N인터뷰】②에 이어>
-실제라면 원경, 이방원 중 누구에게 마음이 향했을까.
▶원경을 따르지 않을까. 꼬마 시절에 나를 거둬준 인물이다. (채령으로서) 원경이라는 주인을 배신할 마음은 감히 못 하지 않을까. 그 깜냥이 안 될 것 같다.
-얄밉다는 말도 들었지만,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순간은.
▶승은을 입은 다음 날 비녀를 보면서 우는 장면이 채령에게 가장 중요한 신이었다. 그 신에서 진짜로 울지 않으면 그 뒤의 제 선택이 마냥 악역의 선택으로만 보일 것 같더라. 처절하게 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채령이는 정말 바라지 않은, 승은을 입은 것이고 그게 원경에 대한 배신이니까 미안한 마음이 표현돼야 했다. 중간에는 방원을 독차지하기 위했던 시간도 있는데, 나중에 부름을 받고 다시 궐에 들어가서 비로소 편안함을 찾고 원경과 방원의 마음을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차주영과 연기 호흡은.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같은 소속사여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만난 차주영 선배는 특히 감정 연기할 때 언니의 마음을 같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너를 보면 이런 마음이고, 이렇지 않을까'라는 대화를 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정신병동'에서는 힘든 환경에서 성장한 캐릭터를, '원경'에서는 신분이 낮은 인물을 맡았다. 다른 결의 인물을 맡고 싶지는 않나.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인물이 아닌 다른 인물을 하고 싶다든가, 꼭 환경이 아니어도 '해피해피'한 인물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저한테 그렇게 깊은 사연이 있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게 감사하기도 했다. 그 이후 작품('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해피'한 인물을 연기해서 소원을 이뤘다. 그동안 왜 이런 캐릭터를 연이어 맡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그런 연기를 좋아하는 편인지, 실제 삶은 어땠는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저는 너무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았다. (웃음) 성격도 차분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저와 다른 인물을 연기할 때 더 느끼는 것도 있고 연기의 재미도 있는 것 같다.
-자신과 닮은 '해피'한 캐릭터를 연기해 보니 어떤가.
▶우는 연기를 한 번도 안 한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헤어, 분장도 많은 변화가 있다. 모니터에 웃고 있는 저를 보면서 낯설기도 했다. 현대적인 여성상을 연기하는데 초반 콘셉트를 잡는 것에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촬영하는 동안은 너무 행복했다. 행복을 느끼니까 주변 동료 배우분들에게도 더 눈이 갔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역할은.
▶(차기작에서) 이이담도 웃을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린 것 같다. 이렇게 밝고 건강한 느낌의 캐릭터니까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앞으로 사극처럼 장르 느낌이 강한 걸 해보고 싶다. 캐릭터보다 전체적인 내용이 사람 이야기, 주변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제 또래 배우들과 많이 만나는 작품을 하고 싶다.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데 어떤가.
▶작품에서 교복을 입어보고 싶었는데 끝난 것 같아서 아쉽다. 이제 나는 풋풋함이 멀어진 것 같아서. (웃음) 20대 때 보여줄 수 있는 이이담의 발랄함과 긍정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 작품('이 사랑 통역 되나요)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나이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30대도 잘해 나가고 싶다. '삐끗'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