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늘양 아버지 김씨(38)는 지난 10일 건양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아직도 꿈 같다. 하늘이가 오늘도 아빠 엘리베이터까지 나와서 인사해 줬는데"라며 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아빠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오전 6시40분에 눈을 뜨던 첫째 딸 하늘이는 애교가 많았다.
김씨는 "매일 오전 일찍 일하러 나가는 아빠한테 잘 다녀오라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아이였다"며 "어제 오전에도 평범하게 출근 인사를 나눴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김씨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하늘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가해자의 목표가 됐을 것"이라며 "정신질환이 있는 교사가 학교를 마음대로 다니는데 누구라도 대상을 찾지 않았겠냐, 다시는 하늘이 같은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관련 법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우울증이 심했다면 직무에서 배제해야 했고, 돌봄 교사도 아이가 1층까지 무사히 내려가는 것만 봤더라도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를 신속하게 찾지 못한 학교 측 대응도 아쉽다"고 했다.

그는 "학교 안전·보안시스템은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있다"며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대리인을 지정하고 방명록을 쓰는데 이런 확인 절차가 거의 유명무실하다"고 전했다.
하늘이는 전날 오후 일면식도 없던 교사에게 교내에서 무참히 살해당했다. 오후 1시 수업을 마치고 돌봄 교실에서 월요일마다 가던 미술학원 차량을 기다리던 중 하늘이는 오후 4시 넘어 혼자 남았다. 그런 하늘이를 2달 전 복직한 40대 여교사가 불렀다.
"하늘이가 연락이 안 된다"는 미술학원 실장의 연락이 온 건 오후 4시30분경, 회사에 있던 김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후 학교로 갔다.
아이 휴대전화에 깔아놓은 위치추적앱을 켜니 '성인의 숨소리'만 들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위치추적앱을 켜면 상황이 실시간으로 들린다. 성인이 100m 달리기 한 후의 숨소리처럼 거친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며 "앱을 켜면 알림 소리가 나는 데 몇 번이나 누가 그걸 껐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항상 하늘이에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조심해야 한다.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꿈꿨던 하늘이를 향해 김씨는 "별을 꿈꿨던 하늘이는 지금 이름처럼 하늘의 별이 됐다"며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그곳에서 기다려달라고 하고 싶다"라고 전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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