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父 "선생님은 널 지켜주는 '슈퍼맨'이라 했는데..."

입력 2025.02.12 09:40수정 2025.02.12 10:30
"별을 꿈꿨던 하늘이, 이름처럼 하늘의 별이 됐다"
"'제 2의 하늘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 마련 필요"

하늘이父 "선생님은 널 지켜주는 '슈퍼맨'이라 했는데..."
[대전=뉴시스] 송승화 기자=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시신이 안장돼 있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고인의 명복을 비는 조화와 김 양의 영정이 놓여 있다. 2025.02.11. ssong1007@newsis.com
[서울=뉴시스]허나우 인턴 기자 =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에게 흉기로 살해된 초등학교 1학년 김하늘(7)양은 아버지가 출근하는 6시40분에 항상 일어나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애교 많은 딸이었다.

김하늘양 아버지 김씨(38)는 지난 10일 건양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다"며 "아직도 꿈 같다. 하늘이가 오늘도 아빠 엘리베이터까지 나와서 인사해 줬는데"라며 딸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하는 아빠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오전 6시40분에 눈을 뜨던 첫째 딸 하늘이는 애교가 많았다.

김씨는 "매일 오전 일찍 일하러 나가는 아빠한테 잘 다녀오라며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던 아이였다"며 "어제 오전에도 평범하게 출근 인사를 나눴다"며 눈물을 훔쳤다.

하늘이父 "선생님은 널 지켜주는 '슈퍼맨'이라 했는데..."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문구가 놓여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사건 전날인 지난 9일은 하늘 양 동생의 생일이었다. 김씨는 "앞으로 둘째아이 생일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제2의 하늘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하늘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가해자의 목표가 됐을 것"이라며 "정신질환이 있는 교사가 학교를 마음대로 다니는데 누구라도 대상을 찾지 않았겠냐, 다시는 하늘이 같은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관련 법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우울증이 심했다면 직무에서 배제해야 했고, 돌봄 교사도 아이가 1층까지 무사히 내려가는 것만 봤더라도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를 신속하게 찾지 못한 학교 측 대응도 아쉽다"고 했다.

하늘이父 "선생님은 널 지켜주는 '슈퍼맨'이라 했는데..."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한 시민이 눈물을 흘리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김씨는 부실한 학교 안전 시스템도 지적했다.

그는 "학교 안전·보안시스템은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있다"며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대리인을 지정하고 방명록을 쓰는데 이런 확인 절차가 거의 유명무실하다"고 전했다.

하늘이는 전날 오후 일면식도 없던 교사에게 교내에서 무참히 살해당했다. 오후 1시 수업을 마치고 돌봄 교실에서 월요일마다 가던 미술학원 차량을 기다리던 중 하늘이는 오후 4시 넘어 혼자 남았다. 그런 하늘이를 2달 전 복직한 40대 여교사가 불렀다.

"하늘이가 연락이 안 된다"는 미술학원 실장의 연락이 온 건 오후 4시30분경, 회사에 있던 김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후 학교로 갔다.

아이 휴대전화에 깔아놓은 위치추적앱을 켜니 '성인의 숨소리'만 들렸다고 밝혔다.

김씨는 "위치추적앱을 켜면 상황이 실시간으로 들린다. 성인이 100m 달리기 한 후의 숨소리처럼 거친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며 "앱을 켜면 알림 소리가 나는 데 몇 번이나 누가 그걸 껐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늘이父 "선생님은 널 지켜주는 '슈퍼맨'이라 했는데..."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한 초등생이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는 글을 적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아울러 김씨는 "하늘이는 일면식도 없는 교사에 의해 살해당한 거다. 하늘이의 몸에는 수많은 상처가 있었다"며 "그저 학교 교사이기 때문에 따라갔을 거다. 사건 발생 나흘 전에도 학교에서 난동을 부리고 문제가 있었다는데 어떻게 그런 교사가 복직할 수 있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항상 하늘이에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이 부르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선생님은 너희를 지켜주는 ‘슈퍼맨’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이 (아이를) 죽였다"라고 했다.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꿈꿨던 하늘이를 향해 김씨는 "별을 꿈꿨던 하늘이는 지금 이름처럼 하늘의 별이 됐다"며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그곳에서 기다려달라고 하고 싶다"라고 전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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