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안에 있다, 저 배에 있다…." 서경호 실종자 가족들 '오열'

입력 2025.02.11 17:15수정 2025.02.12 08:14
"저 안에 있다, 저 배에 있다…." 서경호 실종자 가족들 '오열'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22서경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11일 오후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20해리(약 17㎞) 해상 사고해역을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2.11. photo@newsis.com
[여수=뉴시스]이영주 기자 = "저 안에 있다, 저 배에 있다…."

제22서경호 사고 사흘째를 맞은 11일 오후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20해리(약 17㎞) 해상.

민간 어선 4척이 주변을 돌며 실종 선원들을 찾는데 분주한 사이 실종 선원의 가족을 태운 해경의 배가 사고 현장에 다다랐다.

파고 2.5m 악천후가 이어졌던 사고 당시와 달리 이날 현장의 파도는 고요하고 잔잔한 상황.

푸른 파도에 반사돼 만들어진 햇빛의 윤슬은 가족들의 타들어가는 속도 모른 채 반짝이고 있었다.

사고 해역에 도착한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배의 난간을 붙잡은 채 망망대해를 바라봤다.

가족들은 깊고 짧은 탄식을 내뱉으며 두 눈을 지긋이 감거나 차마 못 보겠다는 듯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내 몸을 파르르 떨며 눈시울을 붉히는가 싶더니 급기야 서로를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한 가족은 "저 안에 있다, 저 배에 있다"는 말만 주문처럼 읊으며 까마득한 바닷속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저 안에 있다, 저 배에 있다…." 서경호 실종자 가족들 '오열'
[여수=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22서경호 실종 선원 가족들이 11일 오후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20해리(약 17㎞) 해상 사고해역을 찾아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2.11. photo@newsis.com
10여분 동안 이어진 짧은 현장 확인을 마치고 떠나는 사이에도 가족들의 애달픈 시선은 사고 해역에 머물러 있었다.

해경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선박 39척(함정 25척, 유관기관 7척, 해군 3척, 민간 4척)과 항공기 6대를 동원해 가로 46해리(약 85㎞), 세로 30해리(약 55㎞)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실종자를 찾고 있다.

당초 잠수부 투입이 논의됐으나 사고 현장의 물살 세기 문제로 잠시 미뤄졌다. 해경은 현장을 이탈한 민간 어선에 대해서도 재차 수색 협조를 요구할 방침이다.

실종자 가족 A씨는 "해경이 선사와 논의해 잠수부 투입을 고려하고 있는 모양인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주길 바란다"며 "특히 선체 인양 의지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시41분께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동쪽 20해리(약 17㎞) 해상에서 139t급 저인망 어선인 서경호(승선원 14명·부산 선적)가 침몰했다. 14명 중 한국인 선장·선원 5명이 숨지고 구명뗏목서 버틴 외국인 선원 4명은 구조됐다. 5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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